구제역 포탄 맞은 경기북부는 ''패닉''

  • 등록 2010-12-21 오후 8:09:05

    수정 2010-12-21 오후 8:09:05

[노컷뉴스 제공] 경북지역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불과 일주일 사이에 경기도 양주, 연천, 파주, 고양에 이어 가평 등 5개 시·군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경기북부지역은 말 그대로 패닉상태에 빠졌다.

올해 초 구제역으로 몸살을 앓았던 포천에서도 21일 오후 구제역 의심신고가 들어오면서 북부지역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일주일 사이에 5개 시·군으로 확산

경기북부지역에 들이닥친 구제역 공포는 지난 14일 양주시 남면 상수리과 연천군 백학면 노곡2리 돼지농장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최초 접수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에 이들 시·군은 즉각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조사를 의뢰했고, 이튿날 우려는 현실이 됐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구제역은 곧바로 15일 파주시 파주읍 젖소농장에 이어 18일과 19일에는 파주시 교하읍과 고양시 중산동의 한우농장으로 각각 전파됐다.

또 21일에는 가평군 하면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했다.

여기에 이날 올해 초 구제역을 앓았던 포천시에서도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되고, 파주에서도 추가로 의심신고가 들어오면서 방역당국은 할 말을 잃었다.

최초 구제역이 발생된 때로부터 불과 일주일 사이 경기북부지역 10개 시·군 중 절반인 무려 5개 시·군으로 구제역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특히 10개 시·군 가운데 의정부, 구리 등 도시지역에는 가축농장이 거의 없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남양주만이 유일한 안전지대로 남아 있는 셈이어서 북부지역의 긴장감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구제역으로 시작한 한해, 구제역으로 마무리

경기북부지역이 유독 구제역에 민감한 이유는 올해 초 이미 구제역을 경험한 쓰라린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연천과 포천은 지난 1월 6개(포천 5개, 연천 1개)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우제류 가축 6,000여마리를 살처분하면서 가축 사육환경이 초토화됐었다.

이에 따라 구제역이 확정된 연천과 의심신고가 접수된 포천뿐 아니라 북부지역 모든 시·군들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현재 북부지역에는 모든 시·군에 135개소의 이동통제소가 나뉘어 설치돼 운영중이며, 발생농장을 방문하는 사람 또는 차량에 대해서는 모두 이동통제 조치가 내려지고 있다.

시·군별로 일부 차이는 있지만 연천 등 일부 시·군의 살처분 현장에는 거의 모든 남성 공무원들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2청 역시 매일 수십명의 살처분 인력을 차출해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자체장들도 외부 일정을 최대한 축소하고, 상황 본부장으로서 민·관·군이 함께 하는 24시간 특별 방역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고양시장과 의정부시장은 각각 23일부터 25일까지 자매결연 및 우호도시 협력을 위해 일본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상황의 심각성을 감안, 모두 취소했다.

또 가장 먼저 구제역이 발생한 연천군은 21일 지역주민의 숙원이었던 연천수레울아트홀 개막식을 가질 계획이었으나 구제역으로 인해 개막식을 무기한 연기했다. 포천의 경우 대표축제인 동장군축제를 31일부터 열 계획이지만 구제역이 현재와 같이 일파만파 확산될 경우 중지 또는 취소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경기도2청 관계자는 "북부지역의 방역망이 뚫리면 구제역 전국 확산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며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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