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얼굴 없는 작가’로 알려진 뱅크시의 작품이 영국 런던에서 잇달아 공개되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공개된 작품 1점이 1시간만에 도난당했다.
| 도난당하는 뱅크시 작품. (사진=뉴시스/Jordan Pettitt/PA via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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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뱅크시는 런던 남부 페컴 라이 레인의 한 건물의 위성 안테나에 울부짖는 늑대 모습의 그래피티를 남겼다. 이 위성 안테나는 구글 맵 등에 보이지 않아 뱅크시가 작품을 그리기 위해 새롭게 설치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작품은 뱅크시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지 1시간 만에 도난당했다. 도난 장면을 목격한 톰 켈로우는 BBC에 복면을 한 범인 중 한 명이 건물 위에서 위성안테나를 뜯었고, 공범 2명이 사다리 옆에 있었다고 전했다.
| 뱅크시가 자신의 SNS에 공개한 작품. (사진=뱅크시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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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로우는 이 장면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했으며, 이를 목격한 도둑이 그의 옆구리를 발로 차고 다른 한 명이 휴대전화를 빼앗아 지붕으로 던졌다고 주장했다.
뱅크시는 본명이나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로 세계 곳곳에 작품을 올리고 SNS에 공개하는 식으로 자신의 작품을 알리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자신의 작품 ‘풍선을 든 소녀’가 거액에 낙찰되는 순간 액자 안에 파쇄기를 원격 작동시켜 작품을 갈갈이 잘라버리는 퍼포먼스를 보여 자본 위주의 미술시장을 비판했다.
최근 뱅크시는 런던 곳곳에 동물 벽화를 남기고 공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다음에는 어떤 작품을 남길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는 5일에는 런던 남서부 리치먼드의 큐 브릿지 인근 건물 벽에 염소 모습의 벽화를 남겼으며 6일에는 런던 첼시 에디스 테라스의 주거용 건물에 두 마리의 코끼리 벽화를 공개했다. 7일에는 런던 동부 구제패션 거리인 브릭 레인의 기차 다리 벽면에 원숭이 세 마리가 담긴 벽화를 남겼다.
일각에서는 뱅크시의 동물 벽화를 ‘런던 동물원 연작’으로 부르며 최근 영국에서 발생한 극우 폭도들의 행각을 동물에 빗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