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아토피 피부염은 눈에도 영향을 끼친다. 특히 눈 주위 피부는 얇고 민감하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눈을 비비면 눈꺼풀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한 경우 각막이 상처를 입어 시력장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누네안과병원 최순일 원장의 도움말로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위협하는 안질환과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 계절에 상관없이 충혈되고 가려운 눈, 아토피 각결막염 주의!
결막은 눈꺼풀의 안쪽과 안구의 흰 부분을 덮고 있는 얇은 점막을 말한다. 외부에 노출되어 있어 미세먼지와 황사, 꽃가루 등이 심한 때에는 결막염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반면 아토피 결막염은 계절에 상관없이 나타나며,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사람 중 15~67.5%에게 동반된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흔히 발생한다. 계절성 결막염 보다 증상이 심한 것이 특징으로 발병 시 가려움증 외 충혈, 점액 분비물, 눈부심, 통증 등을 경험하게 된다.
최순일 원장은 “아토피 각결막염은 심한 경우 각막에 침범하여 시력저하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토피 각결막염은 환경개선과 함께 안약 사용이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 전신적인 약물요법까지 같이 복합적으로 치료해야 되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고 설명했다.
백내장은 고령층에서 발병하는 노인성 안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한 백내장은 10대에도 증상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 10명 중 1명에게서 나타날 정도로 발생 빈도가 높고 진행 속도도 빨라 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에 발생한다. 아토피성 백내장은 주로 양측성으로 발생하며, 중앙부부터 흐려지기 시작하는 특징적인 방패형 백내장이나 후낭하 혼탁 소견이 흔하고, 빨리 진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 아토피로 인한 망막박리, 자칫하면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긁을수록 가려워진다는 이유로 환부를 때려가며 가려움을 이겨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눈 부위에 지속적으로 압력이나 충격이 가해지면 망막이 찢어져 안구 내벽에서 망막이 떨어지는 망막박리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실제 아토피 환자의 망막박리는 외상성 망막박리와 비슷한 소견을 보인다는 연구도 있다. 망막박리가 발생한 후 방치될 경우 시세포의 영구적 손상이 일어나 실명될 수 있으므로 응급 레이저 치료나 망막박리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최 원장은 “망막박리가 확인되면 수술로 치료하는데,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의 경우 염증이 심하고 상처 회복이 느려 망막이 잘 붙지 않아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수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안과에서 정기검진을 하며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