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성민 인턴기자] 하와이의 ‘마지막 공주’가 96세의 일기로 별세했다고 12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하와이 이오라니 궁전은 이날 성명을 발표해 애비가일 키노이키 케카울리케 카와나나코아 공주가 전날 자택에서 유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고인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 애비가일 키노이키 케카울리케 카와나나코아 하와이 공주(왼쪽).(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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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와나나코아 공주는 과거 하와이 왕국의 왕자 데이비드 카와나나코의 손녀로 그의 딸 리디아와 윌리엄 제레미아 엘러브록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아버지의 성 대신 왕족인 어머니의 성을 따랐다.
호놀룰루 커뮤니티 대학의 하와이 언어학과 조교수인 키모 알라마 케울라나는 “그는 혈통을 중시하는 하와이 사람들에게 늘 공주로 불렸다”며 “전형적인 왕족의 품위와 지성을 갖춘 인물이었다”고 평가했다.
AP는 1893년 미국이 하와이 왕국을 무너트린 후부터 카와나나코아 공주가 줄곧 하와이의 정체성을 상징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하와이 원주민들을 위해 장학사업을 벌이는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해왔다.
재럿 커호칼러 하와이 주 상원의원은 “공주는 오랜 기간 하와이 원주민들의 후원자였다”며 “그의 관대함과 공헌이 원주민들에게 큰 보탬이 됐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자쉬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오는 18일 일몰전까지 주 관공서에 조기를 게양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하와이에는 카와나나코아 공주 외에도 다른 왕족의 후손들이 있지만 이들은 자신이 왕족임을 주장하지 않고 평범하게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