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모(48)씨도 20년이 넘은 TV를 큰 마음 먹고 바꾸려 했으나 고민에 빠졌다. 대형마트에서 눈여겨봤던 TV의 원재료값이 올라 기존보다 가격이 오른것도 모자라 무이자 할부 개월수도 2개월밖에 되지 않아서다. 김씨는 “무이자 할부 혜택마저 줄어들다 보니 큰 지출하기가 망설여진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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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들의 무이자 할부 혜택은 지난 11월에 이어 12월에도 축소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12월부터 세금 업종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종료했다. 온라인결제 업종 무이자할부 혜택은 기존 7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들었으며, 손해보험과 백화점·가전제품 업종의 무이자 할부 개월수도 6개월에서 3개월로 변경됐다. 롯데카드도 연말까지 온라인결제, 여행·항공 관련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보다 앞서 신한·삼성·현대카드는 11월부터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여왔다. 신한카드는 온라인결제 업종과 손해보험 등에 제공하던 6개월 무이자 할부를 3개월로 축소했으며, 기존 7개월까지 가능했던 세금 결제 무이자 할부도 없앴다. 삼성카드는 지난 10월까지는 대형마트 및 온라인 결제 등에 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했지만 11월 들어 이 기간을 2~3개월로 줄였다.
현대카드도 지난달 4대 보험료와 세금에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기간이 최장 6개월에서 2~3개월로 줄었으며, 이달부터는 백화점·아웃렛·대형마트·면세점·대학등록금 등의 무이자 할부 혜택 또한 2~3개월으로 낮췄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으로 수익성 부담이 커진 카드사들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내년부터 카드업권 성장성과 수익성이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간 것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내년 한 해 동안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만 1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가를 위한 문화·여행·레저를 비롯해 고가에 해당하는 가전·백화점 관련 무이자 혜택부터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카드사 긴축 기조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내년까지는 서비스 확대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