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미지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아마존 밀림 속에서 수 세기 동안 감춰져 있던 도시가 발견됐다.
| 볼리비아 라노스 데 목소스 지역에서 라이다(Lidar) 기술로 포착된 도시의 흔적. (사진=네이처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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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하이코 프뤼머 독일 본대학교 인류학과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볼리비아 라노스 데 목소스 지역에서 발견한 아마존 도시에 관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지에 게재했다.
아마존 밀림의 깊은 곳에 도시가 있다는 설화는 오래전부터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해왔다. 16세기 초 많은 유럽 탐험가들은 황금으로 뒤덮인 전설의 도시 ‘엘도라도’를 찾기 위해 아마존을 찾았다가 거대한 나무들로 빽빽한 숲 속에서 길을 잃고 돌아오지 못했다.
하지만 수백 년이 흘러 현대인은 밀림에 직접 발을 들이지 않고도 최첨단 기술을 사용해 도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밀림의 내부 지형을 조사하기 위해 라이다(Lidar) 기술을 사용했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발사한 뒤 그 빛이 돌아오는 속도와 시간, 방향 등을 측정해 지형의 구조를 세밀하게 측량하고 3차원 모델로 구현하는 장치다.
아마존 강 남서부 유역의 밀림에 라이다 기술을 적용한 결과 바깥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도시의 흔적이 드러났다. 총 26여개의 구역이 확인됐으며 가장 큰 구역 두 곳에서는 가운데에 높이가 22m에 달하는 피라미드 형태가 발견됐다. 그 위에는 U자 형태의 구조물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연구진은 의식을 치르는 재단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둑과 운하, 저수지 등 도시의 기반 시설로 추정되는 형태가 다수 포착됐다.
연구진은 이 도시가 500~1400년경 볼리비아 아마존 강 유역 4500㎢에 걸쳐 있던 ‘카사라베(Casarabe)’ 문화권의 거점일 것으로 추정했다. 가뭄으로 멸망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긴 하지만 해당 문화권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프뤼머 박사는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향후 10~20년간은 카사라베에 관한 놀라운 발견들이 나올 것”이라며 “이번에 확인한 도시보다도 큰 규모의 대도시를 보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