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매체, 北美향해 '핵 단추, 위기만 부추길 뿐…자제해야'

  • 등록 2018-01-04 오후 1:44:30

    수정 2018-01-04 오후 1:44:30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책상 위 핵 단추’ 공방에 중국 관영매체가 일침을 가했다. 중국 매체들은 핵 단추 논란은 북핵 위기를 부추길 뿐이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3일 중국 영자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핵 단추는 북핵 위기의 해결책이 아니다’라는 사평을 내고 미국과 북한 지도자 모두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최근 김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자신의 책상 위에 핵 단추가 있다며 미국을 향해 도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 “나는 더 크고 강한 핵 단추가 있다”며 맞받아치며 양국의 분위기는 더욱 경색되는 모습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올해 한반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한 점에 주목했다. 그러나 이 매체는 “남북 접촉 재개는 새로운 문을 여는 것인데도 미국은 무관심해 보인다”며 “지금의 국제정치상황에서 주도권 다툼을 하며 핵 단추를 운운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과 미국이 핵 위협에 익숙해 있다면 이는 21세기 국제관계를 오염시키는 것”이라며 “양측 모두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경제에 집중하겠다고 말한 점을 근거로 “북한이 올해는 핵실험이나 장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를 멈출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이어 “미국은 강력하지만 전지전능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을 붕괴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선 한계를 깨달아야 한다”며 “미국과 북한이 핵 단추 크기를 비교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라고 꼬집었다.

인민망 역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핵 단추 논란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은 세계 최강국의 하나인 만큼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은 북한과 트럼프 대통령의 말싸움에 국제 사회가 너무 과열됐다면서 “북한은 핵 프로그램에 진전이 있지만 기술 결함 때문에 전쟁 능력으로 연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며 김정은 위원장도 단지 미국을 압박하는 말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핵 단추 발언과 관련해 “한반도 정세는 복잡하고 민감하다”며 “각국이 모두 자제하고 정세 안정과 대화 재개에 도움이 되는 말과 행동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북한과 미국이 위세를 과시하고 대립하기보다 조속히 대화로 복귀해 상호 신뢰를 쌓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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