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냉키 양적완화 축소 시사‥日 금융시장 흔들리자 2차 유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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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달러-원 환율은 미국 시장에 풀린 달러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달러 값이 치솟으면서 6원 가량 오른 채 출발했다. 간밤 버냉키 의장은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에서 “경제지표가 호전된다면 채권매입 속도를 늦출 것”이라며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장 초반 수출기업이 달러를 팔면서 1120원 대 초반에서 막혀 있던 환율은 점심 무렵 2차 유탄을 맞았다. 중국 제조업 지표가 부진하게 나온데다 국채금리 상승, 글로벌 유동성 이탈 우려가 맞물리면서 일본 증시가 7% 넘게 급락하고 엔화 약세흐름도 꺾이자 달러-원 환율이 급등했다. 엔화 약세 원화 강세를 예상하고 엔-원 숏포지션(엔화 매도 원화 매수)을 구축했던 시장참가자들이 일제히 숏커버(엔화 매수 원화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글로벌 달러 강세 지속‥환율 1140원대까지 오를 수 있어
달러 유동성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원 환율은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양적완화 축소를 미리 반영해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달러-원 환율이 1120원대를 상향돌파하면서 연중 고점인 1145원대까지 특별한 저항선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단기적인 충격을 받자 엔화 약세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줄이고 있어 엔화 강세 원화 약세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환율이 오르겠지만, 시차를 두고 원화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연준이 실제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고 금리를 올리면 다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