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한형훈기자] 약세론자가 설 자리를 잃었다. 주가가 쉼 없이 오른 것 외에는 악재를 찾아보기 힘든 분위기다. 한 두번 있을 조정에는 두려움에 앞서 `시장에 동참해야 한다`는 심리가 우세하다.
16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보다 12.74포인트(1.67%) 오른 776.97를 기록, 지난달 9일의 전고점(767p)을 한달여만에 뚫어냈다. 이는 연중 최고치로 지난해 7월15일 783p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개인이 장초반 매물을 발빠르게 거둬들였고, 오후에는 프로그램 매수가 대규모 지원사격에 나섰다. 미증시 하락과 IBM의 시간외 약세 등의 악재는 개인의 저가매수에 묻혀 버렸다.
최근 평균 거래량이 5억주에 달해 `활발한 손바뀜`에 따른 매물소화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LG투자증권 강현철 과장은 "집중매물대가 포진한 760~770대를 5억주대의 거래량으로 소화하면서 추가 상승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고점 돌파 탄력으로 800선까지 시세분출이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시장의 눈은 위쪽을 향하고 있다. 조정은 감내할 만한 수준이고, 800선은 시간문제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당면 과제는 전고점(767p) 부근의 지지선 구축과 800선 회복이다.
교보증권 박석현 책임연구원은 "770선 안착을 두고 얕은 등락이 있겠지만 시장 방향은 위쪽으로 잡았다"며 "왠만한 조정에도 대담해지는 강세 마인드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세중 책임연구원은 "주가가 많이 오른 것 외에 상승추세를 훼손할 만한 뚜렷한 악재가 없다"며 "상승탄력이 다소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800선까지는 여세를 몰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현물 매수둔화에 대한 아쉬움이 선물매수로 채워졌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8548계약을 순매수, `베이시스 개선→프로그램 매수 유입`이라는 선순환을 이끌어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 위주로 총 2948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다만 오늘까지 매수차익잔고가 1조2000억원으로 올해 최고치(1조5000억원)에 근접, 베이시스가 0.5~0.7포인트에서 한단계 더 올라야 프로그램 매수의 유인이 가능해 보인다.
대한투자신탁증권 지승훈 과장은 "외국인의 선물 매수가 내일 삼성전자 실적발표에 대한 베팅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실적 확인후 매수포지션을 털어낸다면 프로그램 매물을 불러 시장을 교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증권 이영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 매수는 한국 증시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이 반영된 것"이라며 "현 시점에선 기술적 분석이나 수급 보다 경기 회복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된다"고 주장했다.
내일은 국내 어닝시즌의 빅 이벤트인
삼성전자(005930)의 실적발표가 있다. 실적 개선 기대가 상당부분 반영된 만큼 3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의 상단인 1조8000억원은 넘어야 시장에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삼성전자가 실적호전을 반영, 이미 가파르게 올라 섣부른 `어닝 서프라이즈`는 금물이라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