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안개가 낀 도로에서 기존 후미등 밝기로는 전방 차량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해 대형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개 도로 시정거리 감응형 자동차 후미등 자동 광도 조절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 기상재현도로실험시설 전경.(사진=한국건설기술연구원) |
|
안개로 크고 작은 사고는 매년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5년 2월 영종대교에서 발생한 106중 추돌사고는 사회적 불안감을 키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안개는 치사율이 6.9로, 눈(1.7)이나 비(1.8)에 비해 가장 위험한 기상 조건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운전 중 얻는 정보의 90% 이상이 시각을 통해 전달되는데 안개로 시야가 제한돼 대형 후미 추돌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설연 도로교통연구본부 연구팀은 이에 연천 SOC 실증연구센터의 기상재현 도로실증실험 시설을 활용해 다양한 안개 조건에서 자동차 후미등의 최적 밝기를 규명하고 이를 알고리즘으로 구현했다.
그 결과, 도로의 안개 상황별 농도에 따라 후미등의 밝기를 자동 조절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자율주행차와 비자율주행차에 적용해 실증 검증을 했다.
개발한 기술은 현재 양산되는 차량과 향후 개발될 자율주행차량에 적용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차량 후미등은 LED 모듈로 제작되어 있어 밝기 조절이 가능해 차량 내부나 외부에서 시정거리 신호를 수신해 후미등의 적정 광도를 조절할 수 있다.
연구팀은 국내 특허 2건을 등록하고, 미국, 일본, 유럽 등 3극 특허 출원을 마쳤다.
김병석 건설연 원장은 “해마다 반복되는 안개 도로에서 대형 추돌사고를 예방함으로써 국민 안전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며 “악천후 도로에서 자율주행차와 첨단 도로 인프라 간 협력을 하도록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