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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BIFF) 2018에서 단연 인기를 끈 상설 체험공간은 가상현실(VR) 기반 영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VR Cinema in BIFF’였다.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1층에 마련된 이 프로그램은 VR 콘텐츠 사업을 진행하는 KT(030200)와 바른손(018700)이 마련해 운영했다. 지난 8일 현장에 간 기자가 체험해봤다.
주인공이 사고 당하니 훨씬 더 놀라는 관객들
프로그램은 ‘VR Movie Experience(영화 체험)’와 ‘VR Movie(영화 상영)’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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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분간 대기한 끝에 선택한 작품 체험 기회가 왔다. 기자가 선택한 작품은 ‘컨스트럭트 VR’이다. 원작 영화인 ‘컨스트럭트’의 일부 장면을 8분 분량의 VR 콘텐츠로 제작한 것으로, 건설 노동에 투입되는 로봇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 말미에 갑자기 전체 배경을 하늘에서 보는 듯한 스카이샷(Sky shot) 관점에서는 약간의 고소공포증까지 느껴질 정도로 생생함은 여전하다. 또 엔딩 크레딧이 나오는 부분도 마치 거대한 로봇 박물관 안에서 전시품을 보며 그 옆에 주요 스태프의 이름이 나오는 점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KT가 운영하는 상영관은 단체로 앉아 같은 작품을 보는 개념이다. 기자가 고른 작품은 ‘기억을 만나다’(구범석 연출)라는 작품으로, 가수 지망생인 남자 주인공이 연기자 지망생인 여자 주인공과 로맨스를 나누며 청년들의 고민을 담은 작품이다.
작품 중후반부에 한 주인공이 사고를 당하는 장면에서는, 기존 영화 상영관에서보다 훨씬 크게 놀라는 관객들의 반응이 나왔다. 그만큼 몰입감과 생생함이 크다는 증거라 할 수 있겠다.
상하좌우에 위·아래까지..피곤하지 않게 만드는게 관건
물론 아직 보완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꽤 압축적인 시간 내에 콘텐츠를 표현해야 한다는 점이다.
VR 콘텐츠는 기존 2D, 3D와 달리 전·후·좌·우·상·하 등 모든 방향을 다 확인해봐야 한다. 그만큼 표현의 폭도 넓어지지만, 동시에 관람자가 쉽게 피로를 느낄 수 있다. 체험관의 경우 대개 5분에서 20분 사이 콘텐츠가 있는데, 체험 차례를 기다리는 중 20분 이상 콘텐츠의 경우는 체험을 중도에 포기하고 나오는 경우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방대한 이야기를 짧은 시간 안에 담아야하는데, 이에 대한 노하우가 제작·연출 분야 전반에 쌓이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또 다른 단점은 사용자가 상영 중간에 VR 내에서 물건을 직접 옮기거나 문을 여는 등 실제 참여행위(Interaction)를 하도록 설계한 경우, 이를 수행하는데 애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기기 조작이나 참여 방식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경우 스토리 진행에 방해가 될 수 있어 몰입감을 떨어뜨릴 소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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