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패거리 공천, '막장드라마'로 전락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4.13 총선을 앞둔 여야의 공천작업이 ‘막장 드라마’로 막을 내리고 있다. 당초 여야가 공언했던 개혁·민생 공천과는 180도 정반대의 상황이다.

총선이 불과 D-23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의 공천 내홍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모두 극심한 혼란상을 앓고 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패거리 정치로 공천작업은 ‘진흙탕 싸움판’이 돼버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제왕적 권력을 누렸던 3김시대 공천보다 못한 ‘막무가내식 묻지마’ 공천이라는 혹평까지 쏟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친박·비박이라는 ‘한지붕 두가족’ 상황을 극명하게 노출했다. 특히 당이 공언했던 상향식 공천은 휴지조각이 돼버렸다. 곳곳에서 이해할 수 없는 전략공천이 횡행하면서 불복에 이은 탈당과 무소속 출마 등 후폭풍이 이어졌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준다고 얘기했는데 누구에게 공천권을 돌려줬는지 모르겠다”며 “원칙은 사라지고 보복만 남은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최대 뇌관이 된 유승민 의원의 공천을 두고도 친박·비박간 힘겨운 샅바싸움만이 이어졌다. 컷오프를 시키자니 수도권 민심의 역풍이 두렵고 그대로 공천을 주자니 청와대와 친박계의 체면이 서지 않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 버렸다.

더불어민주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해찬·정청래 의원 컷오프를 놓고 위험수위에 치달았던 공천갈등은 비례대표 선정을 놓고 마침내 폭발했다. 전날 중앙위원회 파행사태에 이어 21일에는 당 안팎에서 크고작은 갈등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새누리당의 비박계 무더기 낙천이라는 호재를 한방에 날린 셈이다. 특히 더민주 구원투수로 화려하게 등장한 김종인 대표의 비례대표 2번 셀프공천을 놓고 자중지란에 빠졌다. 급기야 김 대표는 “인격적 모독을 받고 더 이상 흥미가 없다”며 대표직 사퇴까지 시사하는 폭탄발언을 이어갔다.

여야 거대 양당구조를 비판했던 국민의당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새정치를 약속한 것과 달리 구정치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이며 파국상황을 드러낸 것. 특히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도부 회의는 난장판에 가까운 상황을 연출했다. 텃밭 호남지역 공천결과에 반발한 일부 경선탈락 후보 측에서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며 욕설과 함께 거친 몸싸움까지 불사하는 구태를 연출한 것. 아울러 일부 공천관리위원들이 사퇴 후 비례대표를 신청하는 등 도덕적 해이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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