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세족장 민원 ‘뭉그적’…양문석 의원 지적에 잰걸음

안산시 예산 확보해놓고 공사는 '뭉그적'
양문석 국회의원, 민원접수 뒤 현장 방문
"공원 세족장 설치 공사 신속히 추진해야"
안산시 공무원 양 의원 지적받고 공사 착수
  • 등록 2024-06-25 오후 2:45:41

    수정 2024-06-25 오후 4:12:37

[안산=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경기 안산시가 공원 세족장 설치 민원 처리를 뭉그적대다가 양문석(안산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적하자 뒤늦게 설치 공사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안산시와 양문석 의원실에 따르면 양 의원은 지난 11일 안산 상록구 사동 어울림공원을 이용하는 주민으로부터 세족장 설치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은 어울림공원 내 ‘맨발 황톳길’ 주변 세족장이 열악해 새로 공사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안산 상록구 사동 어울림공원 황톳길 임시 세족장(왼쪽)과 현재 공사 중인 세족장 모습. (사진 = 양문석 의원실 제공)
애초 주민들은 지난해 7월 맨발 걷기 운동을 위해 황톳길과 세족장을 조성해달라고 안산시에 요구했고 시는 같은해 12월 157m 구간에 황톳길을 만들었다. 그러나 예산이 부족해 세족장은 제대로 설치하지 못했고 화장실의 상수도를 밖으로 연결해 수도꼭지를 달아 임시로 발을 씻게 해줬다.

주민들은 임시 세족장에서 발을 씻었지만 배수로가 없어 발 씻은 물이 황톳길 주변 웅덩이에 고였고 벌레들이 알을 낳고 서식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올봄 안산시에 민원을 수차례 제기했으나 제대로 된 세족장 공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다가 양문석 의원이 해당 민원을 접수하고 이틀 뒤인 지난 13일 어울림공원으로 안산시 공원과 직원들을 불러 세족장 설치 민원을 다시 제기했다. 양 의원은 “주민이 세족장 설치를 요구했는데 왜 아직 처리가 안된 것이냐”며 “예산도 확보한 상황에 늦어질 이유가 없다. 서둘러달라”고 말했다.

또 “황톳길 이용 시민이 늘어나면서 기존 황토 유실과 배수로가 설치되지 않은 세족장 오염수로 인해 해충 발생 위험과 생태계 파괴 등이 우려된다”며 “황톳길 습식 공간 등 황토 보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문석 국회의원이 13일 상록구 사동 어울림공원 황톳길에서 안산시 공원과 직원에게 세족장 설치 민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양문석 의원실 제공)
이에 안산시 공원과는 주민과 양 의원의 의견을 반영해 13일부터 세족장 설치 공사를 추진했고 최근 세족장이 일부 조성됐다. 그러나 주민들은 철로 된 배수로 덮개에 발을 다칠 수 있다며 나무 덮개로 바꿔달라는 것과 지붕·신발장 설치 등을 요구했다. 양 의원실의 임영빈 민원실장은 주민 요구 실현을 위해 24일 공사 현장에서 공원과 직원들을 만나 보완 공사를 신속히 해달라고 강조했다.

안산시는 양 의원측과 주민 요구를 반영해 다음 달 10일까지 공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공원과 관계자는 “지난해 예산이 없어 세족장을 제대로 설치할 수 없었다”며 “올해는 세족장 예산을 확보했다. 그런데 4월에 담당자가 바뀌어 조금 늦어졌다. 세족장 위치와 형태 등을 검토한 뒤 지난 13일 공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안산시는 세족장 설치와 상수도 공사를 함께해 전체 사업비로 2700만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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