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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은 30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2·3번 출구와 4·5번 출구통로 사이 대합실에서 ‘열차 타는 사람들’ 출범 선포식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국회의사당역을 중심으로 상황에 따라 서울지하철역 곳곳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오전 출근 시간 외에도 일반 시간대와 퇴근 시간에도 열차에 탑승하거나 승강장에서 피케팅 시위를 하겠다는 것이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앞서 47차례 진행했던 출근길 지하철 연착하는 방식이 아닌,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출입문마다 휠체어 2대씩 최대한 빨리 탑승하는 방식으로 이 자리에서 선전전을 매일 할 것”이라며 “출근길 외에도 오후 시간과 퇴근길에도 지하철에 탑승하면서 선전전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출범식에는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관련 단체 활동가 등 100여명이 참가해 “장애인도 시민이다”, “장애인 시민권 열차 네트워크에 탑승하자”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어 “평범하게 사람답게 살고 싶네” 등의 가사가 담긴 노래를 제창했다. 각 단체 관계자와 몇몇 장애인들은 돌아가며 발언대에 나와 발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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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은 전날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근길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는 ‘연착 투쟁’ 시위는 당분간 멈추되 선전전은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4년 정부 예산안에 장애인권리예산 중 특별교통수단 예산만이라도 반영해달라고 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어떤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며 특별교통수단 예산으로 3350억원을 편성하라고 요구했다.
휠체어를 타고 전국에서 모인 장애인 100여명은 전날 오후 10시쯤부터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서 노숙 농성을 하며 이날 정오쯤까지 1박2일 집회를 벌였다. 앞서 일부 전장연 활동가들은 국회의사당역 안에 텐트 4개동을 치고 43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당산방면 승강장에서 선전전을 열고 릴레이 발언을 이어가며 ‘장애인 이동권 완전 보장하라’ ‘장애인 인권권리보장법 제정하라’ 등의 피켓을 들었다.
안전 관리를 위해 배치된 경찰 기동대원들도 따라 탑승했고, 수많은 전동휠체어와 시민이 엉키면서 한때 혼잡이 발생하며 민원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별다른 열차 지연과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메트로 측은 역사 내 안내방송을 통해 “역사 내 허가받지 않은 집회 선전전은 철도안전법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니 즉시 역사 밖으로 이동하라”고 반복 안내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우리에게 불법이라고 하기 전에 인간의 존엄부터 이야기하고 헌법에 명시된 권리부터 보장하라”면서 “함께 인간의 존엄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비폭력·불복종’ 시민운동을 하는 것으로, 장애인을 차별하는 대한민국 사회를 바꾸기 위해 많은 시민이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열차 타는 사람들은 169개 단체가 모인 ‘장애인 시민권 열차 네트워크’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2002년부터 22년째 매년 3월26일부터 4월20일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까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는 해산하지 않고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똑같이 열차를 탈 수 있는 시민권 보장을 요구하는 ‘열차 타는 사람들’로 연대 행동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