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의 3월 소비자 물가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더딘 회복 속도를 보여줬다. 불균형한 경기 회복 속에서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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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0.7%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 1.9%와 전월 기록한 1.0%를 모두 밑도는 것으로, 지난 2021년 9월(0.7%)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에너지·자동차 가격 하락으로 전년 대비 교통 및 통신 비용이 줄고 신선 식품 가격 또한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3월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0.7%를 기록,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장즈웨이 핀포인트 자산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을 가져올 만큼 강력하지 않다”면서 “성장을 위해 좀 더 강력한 재정 및 통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내수 시장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실질적인 체감경기를 상징하는 가계 소득과 고용 수준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밑돌고 수출과 부동산 시장 등도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블룸버그통신은 소비 주도 경기 회복을 위해 각종 부양책 등 정부의 더 많은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양회를 통해 올해 목표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지난해와 동일 ‘3% 안팎’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중국의 연간 CPI 상승률은 2%에 불과했다.
| 최근 1년 중국 생산자물가지수.(사진=중국 국가통계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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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2.5% 하락했다. 시장 예상치인 마이너스(-) 2.5%에 부합하는 것으로, 전월(-1.4%) 대비 하락 폭이 확대됐다. 2020년 6월(-3.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중국 PPI는 지난해 10월 -1.3%를 기록, 약 2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PPI는 공산품 도매 가격 위주로 집계하는 지표로,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의 물가는 전 세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중국 PPI가 6개월 연속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따른 수요 위축과 제조업의 과잉 재고 압력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PPI 하락 폭 확대가 이익이 급감한 일부 기업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봤다.
둥리쥐안 중국 국가통계국 수석 통계학자는 “올해와 비교해 지난해 원유 등 원자재의 가격이 높았던 탓”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