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이해승 상속재산 국고귀속 또 제동

이해승 손자 이우영 회장 승소판결에 대한 재심청구 각하
  • 등록 2016-12-01 오전 11:45:15

    수정 2016-12-01 오전 11:45:15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친일파 이해승의 손자 이우영(77) 그랜드힐튼호텔 회장이 법무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가 확정된 판결에 대한 법무부의 재심 청구를 각하했다.

재판부는 법무부가 재심 청구가 가능한 기간 안에 제때 재심을 청구하지 않아서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현행법상 재심 청구는 재심사유를 알고 30일 이내에, 혹은 판결확정일 및 재심사유 발생일로부터 5년 안에 내야 한다. 법무부는 지난해 10월26일 이 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다.

이해승은 철종의 생부인 전계대원군의 5대손이다. 경술국치(1910년 7월) 직후 일제에서 후작 작위와 은사공채 16만8000원을 받았다. 한일관계에 공적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당시 데라우치 일본 총독을 만나 작위 수여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했고, 일본 황족이 사망하자 현지로 건너가 참배하기도 했다. 친일 단체 활동도 꾸준했던 그는 일제가 패망할 때까지 귀족 지위와 특권을 누렸다.

친일반민족행위재산조사위원회는 2007년 11월 이해승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인정하고 일제에 협력 대가로 받은 재산을 국가에 귀속했다. 경기 포천시 선단동 등 토지 192필지가 대상이었다. 이해승의 손자 이 회장은 2008년 조부는 친일파가 아니고 해당 재산은 일제에 협력하고 받는 재산이 아니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이 회장의 패소였다. 2심은 이해승을 친일파로 인정하지 않고 재산 환수는 위법하다며 이 회장의 승소였다. 이 판결은 2010년 10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당시 반민족규명법상 친일행위를 인정하려면 ‘한일합병의 공으로’를 맞춰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운 탓이 컸다. 국민적 공분이 일었고 국회는 2012년 ‘한일합병의 공으로’ 부분을 삭제하고 ‘일제로부터 작위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행위’로 고쳐서 법을 유연하게 고쳤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법조-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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