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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네이버는 삼성전자와 AI 반도체 개발 협력을 발표했다. 이는 ‘내 칩은 내가 만들어 쓰겠다’는 일종의 AI 반도체 독립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네이버도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이 크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게임용 그래픽 반도체를 만들던 회사인데, 이 반도체가 AI 분야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면서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1만달러에 달하는 엔비디아의 ‘A100’ 1만개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가 삼성전자와 연합해 반도체 자립에 나선 건 엔비디아 의존을 줄이겠다는 목적도 있지만, 그만큼 AI 서비스에 꼭 맞는 칩이 없다고 여겨서다. 이 이사는 “AI 반도체를 찾으려고 어지간한 회사는 다 만나봤지만 내부적으로 판단했을 때 우리가 쓰려는 칩이 놀랍도록 없더라”며 “기존 GPU는 워낙 비싸고 전력도 많이 먹어 (계속 쓰다간) 데이터센터 설계를 다시 해야 할 정도라 직접 하는 게 낫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차라리 초거대 AI 기술을 잘 아는 네이버가 삼성과 협업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원하는 AI 반도체가 나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결과적으로 네이버가 삼성과 함께 외부에도 AI 반도체를 팔게 되면 엔비디아와는 협력관계인 동시에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그는 “어떤 식으로 엔비디아와 경쟁할 지는 출시 시점에 가서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반도체가 나오면 네이버의 초거대 AI 모델도 더 커질 가능성이 생긴다. 그는 “AI 모델이 더 못 커지고 있는 건 AI 반도체의 한계 때문”이라며 “만약 AI 반도체가 받쳐준다면 모델 크기는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네이버는 예정대로 오는 7월 업그레이드시킨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