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업은 후보물질 도출, 임상시험 등 신약개발 단계별로 맞춤형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기술개발의 효과가 가장 좋을 것으로 판단되는 후보물질 발굴, 신약 재창출, 스마트 약물감시 3개 분야를 선도적으로 개발한다.
헬스케어 데이터 통계 분석 및 컨설팅 기업인 IMS헬스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글로벌 의약품 분야는 1200조 원의 거대시장으로 블록버스터 신약의 경우 연매출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유망 분야다. 하지만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1조 원 이상의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과 15년에 달하는 긴 기간이 필요해 규모가 제한적인 국내 제약사들에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해 왔다. 최근 진입장벽 극복을 위한 전략 중 하나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을 통해 5대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이에 대한 후속 조치 중 하나다.
먼저 이 사업에서는 신약 개발의 첫 단계인 ‘신약 후보물질의 발굴’을 돕는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을 위해 주식회사 아론티어, 중앙대학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화여자대학교 4개 팀이 연구를 수행한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의 선행 연구를 기반으로 모델을 만들고 유한양행의 주요 제약사 화합물 데이터를 활용하고 이를 발전시켜 표적 항암제 개발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화여대는 항암제, 섬유화 치료제를 연구하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활용한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개발된 의약품을 활용한 신약 개발 방법인 ‘신약 재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 역시 진행한다. ‘신약 재창출’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 연구팀은 기존의 약물 작용기전을 모사한 딥러닝 모델을 개발하고 실험 검증 등을 통해 플랫폼을 발전시킨다.
또 의약품의 시판 후에 이뤄졌던 기존의 사후적·수동적 약물 감시체계를 보완하기 위해 서울 아산병원은 면역항암제 빅데이터를 집중 학습해 약물 이상 반응의 조기 예측과 신속 대처를 위한 약물 감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한다.
정부는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신약개발 기간을 기존 15년에서 7~8년으로 최대 절반까지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발한 플랫폼은 연구자·기업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며 사업이 종료된 후에도 연구기관이 소유권을 보유해 플랫폼이 계속 최신화되고 활용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고서곤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향후 몇 년은 우리에게 신약개발 분야의 새로운 도약의 시기가 될 것”이라며 “신약개발과 인공지능의 융합을 적극 지원해 바이오헬스 분야의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