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中 화웨이의 자신감 "애플의 시대 끝나간다"

자오밍 화웨이 회장 "애플은 현재 정점..1~2년 내로 내리막 걸을 것"
"혁신성 떨어져..높은 가성비는 화웨이의 발전 전략"
  • 등록 2015-08-06 오후 1:56:16

    수정 2015-08-06 오후 1:56:16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애플의 발전은 어느 정도 정점을 찍은 것 같습니다. 이전과 같은 고속 성장은 어렵고 1~2년 내로 내리막길을 걷을 것으로 봅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발 돌풍을 이끌고 있는 화웨이가 이 시장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애플을 상대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애플 아이폰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경쟁력을 잃고 있어 더 이상의 성장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중국 샤오미가 저가폰으로 돌풍을 일으켰다면 화웨이는 고가폰 시장에서 애플, 삼성전자와 정면 승부를 벌이며 가파르게 입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자오밍(趙明·사진) 화웨이 룽야오 회장은 최근 현지 언론인 봉황망과의 인터뷰에서 “높은 가성비는 화웨이의 미래 성장 전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룽야오는 화웨이의 대표적인 스마트폰 브랜드이자 화웨이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영문명은 아너(honor)다.

자오 회장은 “현재 애플은 이미 역사상 정점에 도달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그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애플의 다음 핸드폰에 대한 놀라움을 기대하고 있지만,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만 봐도 예전만 못하다”며 “이들 제품이 출시되기 전 기대가 컸지만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시장에서 이들의 판매율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어렵고 1~2년 후면 추세가 급속히 꺾일 것이란 혹평이다.

자오 회장은 “새로운 도약을 통한 발전은 그만큼 어렵다”면서 “애플 워치만 봐도 출시 이후 시장의 상상력과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애플의 IOS가 매우 독창적이긴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듯 애플이 전화, 즉 통신 영역에서는 그렇게 뛰어난 편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애플은 최고의 가격 대비 성능 개념을 제공하지는 않았고 결코 저가 시장을 진입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고객의 사용 체험 부분이나 개인의 감정 부분에서 각 방면을 만족시키는데 주력해 볼수록 좋은 느낌을 받게 했고 이는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인정했다.

화웨이 스마트폰 ‘아너7’.
이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최근 애플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며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락세는 지난달 21일 애플의 실적발표 이후 시작됐다. 아이폰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망매물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이는 일시적인 하락에 불과하고 아직 애플의 저력이 살아있는 만큼 반등을 기대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반면 화웨이는 올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샤오미가 저가폰 시장에서 주름잡고 있다면 화웨이의 경우 고가폰 시장에서 애플, 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기세가 더욱 무섭다는 분석도 나온다. 화웨이는 전세계 시장에서도 점유율 9.0%로 두자릿수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2위 애플과의 격차를 5%포인트로 좁혔다. 중고급 스마트폰 시장에 집중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고 판매량을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자오 회장은 “화웨이는 높은 가성비를 통해 발전해 나갈 것이고 이것은 우리 미래의 중요한 전략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객 중심의 경영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많은 상장사들이 주주 중심의 경영을 하지만 우리는 고객 체험 중심이라는 원칙을 견지할 것”이라며 “화웨이에는 7만여명의 주주들이 있지만 우리는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정신을 바탕으로 고객 우선주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화웨이그룹은 올 상반기 매출 90억9000만달러(약 10조60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69% 성장했다. 휴대폰 부문은 전년 대비 87% 증가한 72억3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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