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자업체 삼총사 "외도만이 살 길"

  • 등록 2014-09-25 오후 3:31:45

    수정 2014-09-26 오전 10:10:02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외도만이 살 길이다.”

일본 전자업체들의 ‘외도’가 이어지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주력사업은 과감히 버리는 한편 전자업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사업이라도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키운다.

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이 스페인 자동차 부품업체 피코사인터내셔널을 인수합병(M&A)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5일 보도했다. 파나소닉이 자동차 관련 업체 인수를 추진한 건 1935년 창립한 후 79년만에 처음이다.

파나소닉은 2014 회계연도(2014년4월~2015년3월)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총 200~300억엔(약 1904억~2856억원)을 투입해 피코사 지분 약 50%를 사들인다.

파나소닉은 피코사의 영상인식 기술과 자사 센서 기술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2018 회계연도까지 자동차 관련 사업 부문 매출을 지난해보다 약 50% 늘어난 2조엔으로 늘릴 계획이다.

파나소닉은 그동안 주력해온 플라즈마 TV와 스마트폰 , 반도체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자동차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개혁에 나섰다. 이는 파나소닉이 이들 사업에서 한국과 중국 전자업체에 밀리면서 실적 악화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외도에 나선 일본 전자업체는 파나소닉뿐만이 아니다. 샤프는 한때 매출의 15% 이상을 차지해온 TV 사업 규모를 크게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TV에 투입되는 대형 LCD 패널 공장을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샤프는 대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보급 확대에 발맞춰 중소형 LCD 패널 사업을 강화, 짭짤한 재미를 봤다. 샤프는 지난달 실적 발표회를 통해 2014 회계연도 1분기(4~6월) 액정사업 부문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니도 수익성이 낮은 개인용 컴퓨터(PC)을 접고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헬스케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니는 지난해 올림푸스와 합작사를 설립했고 올해에는 전 세계 유전자 분석장비 업체 1위 이루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일본 전자업체들이 본업을 포기하고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는 한국에 이어 중국 전자업체들까지 국제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전자업계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글로벌 평판 TV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31.8%, 16.7%로 1, 2위를 달리고 있다. 소니는 7.7%로 3위를 기록했지만 4위를 기록한 중국 하이센스(5.8%)와 격차가 크지 않아 역전될 가능성도 크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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