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기초공천 격론‥'위헌논쟁' 속에 숨은 '수도권싸움'

기초공천 폐지 화두로‥여야, 위헌 여부 의견 엇갈려
  • 등록 2014-01-16 오후 5:11:24

    수정 2014-01-16 오후 5:34:55

[이데일리 김정남 정다슬 이도형 기자]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가 정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여야 모두 지난 대선 당시 이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새누리당은 “위헌 가능성”을 거론하며 유지로 가닥을 잡은 반면 민주당은 “대선공약 파기”라며 공세에 나섰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여야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결국 6·4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이해득실 때문으로 보고 있다.

기초공천 폐지 위헌인가‥여야 공방전

국회 정치개혁특위 여당 간사인 김학용 의원은 16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기초공천을 폐지하면 위헌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003년 기초공천 폐지와 관련해 후보자의 정당표방 금지 문제를 두고 위헌 결정을 내린 걸 지적한 것이다.

김 의원은 “정당이 후보자에 공천장만 주지 못할 뿐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할 수 있는 ‘내천’이 가능하다”면서 “정당공천의 실익은 없고 껍데기만 남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다만 대선공약을 어긴 점에 대해서는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한데 대해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사과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오는 22일 의원총회를 통해 기초공천 유지를 당론으로 모을 계획이다.

민주당은 당장 반발했다. 정개특위 야당 간사인 백재현 의원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헌재의 위헌 판단은 없었다”고 말했다. 후보자가 정당을 표방하는 문제만 위헌 결정이 났을뿐 정당의 기초공천 금지에 대해서는 위헌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백 의원은 “기초공천을 배제하면서 후보자의 지지정당에 대한 표방은 허용하는 식으로 위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파기 문제도 추궁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 부재 중 (이 문제를) 처리하려는 비겁한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새누리·민주의 공방전 속내는

여야간 수면위 논쟁은 위헌 여부가 쟁점이지만, 속내는 복잡해 보인다. 당장 6·4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를 수도권 지역의 기초단체장 확보를 염두에 둔 이해득실이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

정당공천을 폐지하면 통상 현역 프리미엄을 업은 현직 단체장이 선거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다. 그런데 수도권은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이 다수다. 예컨대 서울을 보면 중랑구(3연임)·양천구(직무대행)를 제외한 23개 구청장 중 민주당 출신이 19곳이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기초공천을 폐지할 경우 수도권 참패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기초공천이 유지되면 높은 정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조직싸움’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호재를 만난 분위기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공약폐기를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선거의 현역 프리미엄 효과가 커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역구의 영향력 축소를 우려하는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도 민주당 내부에 없진 않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여당 간사인 김학용 의원(사진 위)과 야당 간사인 백재현 의원(사진 아래)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초공천 폐지 문제를 두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연합뉴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태연, '깜찍' 좀비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