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매년 약 5만 명 이상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진료를 받고, 한해 약 3500명이 새롭게 진단을 받는다. 2017년에는 800명 이상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했다. 하루 평균 10명 정도가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받고, 2명 이상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는 셈이다.
◇HPV 감염이 주원인… 질 출혈 있다면 검사받아야
자궁암은 자궁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자궁경부암과 자궁체부암으로 나뉜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아랫부분인 자궁 경부에서, 자궁체부암은 자궁의 윗부분인 자궁 체부에서 각각 발생하는 암이다.
자궁경부암은 여성 생식기에서 발생하는 암 중 가장 많다.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HPV에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 자궁경부암이 되는 건 아니다. 어린 나이에 성관계를 시작한 여성, 여러 명과 성관계를 갖는 여성일수록 암 발생률이 높다. 또 담배를 피우거나 만성적인 면역 저하 상태 등에서도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경부암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다. 특히 성관계를 할 때 질 출혈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암이 진행되면서 악취가 나는 질 분비물, 골반 통증, 체중감소 등이 있을 수 있다.
자궁체부암 역시 대표적인 증상은 질 출혈이다. 하지만 폐경 이후 질 출혈이 있으면 자궁체부암일 가능성이 높다. 반드시 산부인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 초음파 검사로 자궁내막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자궁내막 조직검사를 시행해 확진한다.
◇단일공 복강경수술로 치료… HPV 백신으로 90% 이상 예방
자궁경부암은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진다. 임신을 원하고 암세포의 침투 깊이가 3㎜ 미만이면 자궁경부만을 도려내는 원추절제술만으로도 완치할 수 있다.
그러나 암세포가 깊게 침투한 경우에는 자궁을 절제한 다음, 상태에 따라 동시 항암화학방사선치료(항암제+방사선치료)를 한다. 주변 조직이나 다른 장기로 퍼진 경우에는 수술을 하지 않고 동시 항암화학방사선치료나 항암화학치료를 시행한다.
초기 자궁체부암 환자는 자궁절제만으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진행된 경우에는 방사선치료나 항암화학치료가 필요하다. 김용욱 교수는 “최근 자궁경부암 등 자궁암의 수술방법으로 복부에 여러 개의 구멍을 뚫지 않고 배꼽에 작은 구멍 하나만을 뚫은 후 모든 수술기구를 그 곳에 삽입해 시행하는 단일공 복강경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면서 “이 수술법은 흉터가 보이지 않고 통증이 적으며 회복이 빨라 환자들의 수술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HPV 백신으로 약 90% 정도 예방할 수 있다. HPV 바이러스는 성적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한 성생활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김용욱 교수는 “최근 젊은 여성에서 자궁경부암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데, HPV 백신은 성생활이 시작되기 전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며 “다만 백신을 접종해도 자궁경부암이 100% 예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성생활을 시작한 후에는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