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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이 11일 공개한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피해 연구 자료집을 보면 온실가스를 2017년 수준대로 그대로 방치할 경우 멸종되는 생물종은 336종, 내륙습지는 657개가 소멸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온실가스를 적극 감축할 경우 대비 5배, 30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 서식하는 야생동식물(5700여 종), 내륙습지(약 2500지역), 수생태계 담수지역(약 800개), 갯벌(162개)과 산림(약6만㎢)을 대상으로 했다. 21세기 말까지 ‘온실가스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한반도 기후 1880년 대비 4.5℃ 이상 상승)’와 ‘온실가스를 적극 감축할 경우(2.9℃ 상승)’의 두 가지 주요 시나리오를 적용했다.
온실가스 감축 없이 현재대로 배출될 경우 급격한 기온 상승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될 수 있는 생물종은 국내조사 자료가 확보된 전체 약 5700여 종 중 336종(약 6%)에 달했다. 이는 온실가스를 적극 감축할 경우에 비해 5배 많은 수치다. 서식지 이동이 쉽지 않은 구슬다슬기, 참재첩 등 담수생태계에 서식하는 저서무척추동물종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측됐다.
대표적으로 뉴트리아에 의한 피해 예상 내륙습지 수는 온실가스 적극 감축 시 32개, 그렇지 않을 경우 120개(국내 2500여 개 중 약 5%)로 약 4배에 달하는 생태계 교란 피해 차이가 예측된다.
특히 소멸 위험이 큰 습지는 무제치늪, 대암산 용늪 등과 같이 높은 지대에 위치해 물 공급이 제한적인 산지습지들이 대부분이었다. 산지습지는 탄소 저장능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지역의 소멸은 탄소 배출을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에 대하여 생태계의 피해를 중심으로 진단했지만, 이러한 피해가 인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라면서 “예측된 생태계 피해를 최소화하고 우리 생태계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