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빨라지는 만큼 보험과 헬스케어를 연계한 ‘건강관리서비스’를 4차 산업혁명 동력으로 삼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계획이다. 이미 미국과 중국 등지에서도 보험과 헬스케어, 데이터를 연계한 상품들을 속속들이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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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금융위원회는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을 개편해 보험사의 부수 업무에 건강정보 관리, 운동지원 플랫폼 운영 등을 포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험사의 부수 업무에 혈압이나 혈당관리, 당뇨병 예방, 식단관리 같은 업무들이 추가되는 만큼, 보험사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보험사들은 2017년 이후 건강증진형 보험을 내놓고 흡연, 비만도, 콜레스테롤 등 정보를 기초로 건강 나이를 산출·등급화해 보험료를 할인해 왔다. 하지만 가입자에게만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서비스를 개발할만한 유인이 부족했다. 이에 당국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보험사가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해 더욱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물론 보험사들이 외주 형태로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보험사가 헬스케어나 마이데이터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필요한 상품 개발과 고객 분석, 보험료 산출 등 전과정에서 데이터를 활용해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아울러 당국은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의 가이드라인이 지난 7일 종료됐지만 운영기간을 1년 더 연장할 뿐더러 이 가이드라인의 주요내용을 법제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 상반기 중 보험사도 행정정보 공동이용망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어 주민등록등본, 통장사본 등 행정서류를 소비자가 직접 발급받아 제출하는 불편함을 없애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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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가 헬스케어와 데이터업체와 손을 잡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금융당국 역시 보험사와 헬스케어, 데이터업체가 손을 잡으면 보험사는 손해율 관리를 할 수 있고, 가입자들은 자신의 보험을 활용해 건강을 증진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게다가 고령화 추세가 가팔라지는 만큼, 건강증진 보험 확대는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실제 보험사가 헬스케어 콘텐츠인 홈트레이닝 플랫폼 업체들과 손을 잡는다면 건강증진형 보험료 할인 등 활용은 무궁무진해진다. 일본의 다이이치생명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치매예방 플랫폼과 안부확인 서비스 등을 제공하면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보험-헬스케어-데이터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아마존, 버크셔헤서웨이와 손을 잡고 헬스케어 전문회사 헤이븐(Haven)을 설립했다. 당시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는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고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일은 노력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한국 역시 2017년 부터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개발을 시동을 걸었다. 실제 2018년엔 6만8516건에 불과했던 계약건수가 올해 상반기에는 무려 48만건이 쏠리며 3년간 84만건의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계약이 체결됐다. AIA생명은 가입자가 건강 관리 노력을 하면 그에 맞는 리워드를 제공하는 관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당국은 주요보험사와 보험협회는 물론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원, 신용정보원, 의료 및 헬스케어 전문가, 빅테크 및 핀테크, 컨설팅사 등과 함께 ‘보험업권 헬스케어 활성화 TF’를 만들고 건강관리서비스 제공 범위 확대와 헬스케어 서비스 관련 개선과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