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4일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기본법을 마련하고, 금융소비자 중심의 감독업무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된 ‘금융소비자 정책 종합계획’을 내놨다. 이번 종합계획을 통해 그동안 단편적으로 이뤄져왔던 금융소비자 정책이 상시적·체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책 수립체계를 전면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브리핑을 통해 “금융분야 소비자 정책을 포괄하는 최초의 방안으로서 이를 통해 보다 체계적이고 일관된 금융소비자 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과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 등 금융소비자 보호와 관련한 법령·조직의 정비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제도개편 이전이라도 체계적이고 일관된 금융소비자 정책의 추진을 위해 종합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제도 도입..“대외 공개”
금융위는 우선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을 통해 금융소비자 정책 수립의 추진체계를 제도화 하고, 금융소비의 전 과정을 규율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원과 별도의 독립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설립해 부당영업행위를 철저하게 검사·감독할 계획이다.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을 기초로 평가방안을 마련하고, 민원발생평가와 통합해 종합등급을 산출할 방침이다. 종합등급은 공시 등을 통해 대외 공개하고, 상·하위사에 대해 감독·검사시 인센티브와 패널티를 부여할 계획이다.
도 정책관은 “현재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수준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수단이 부재하다”며 “민원발생평가를 매년 실시하고 있지만, 민원건수라는 결과적 수치만을 대상으로 평가하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융사 소비자보호 조직 제도화”
금융소비자 정책의 체계화·상시화를 위해 금융소비자정책위원회도 신설한다. 종합계획 수립과 추진, 불합리한 관행 개선, 정책조정 등을 심의·의결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또 금융소비자 정책 종합계획을 3년마다 수립해 금융환경 변화를 반영한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한다.
금융소비자와의 피드백을 위해서는 내년부터 3년마다 정기조사(Survey)를 실시한다. 금융소비자의 평가와 불만 등을 수렴해 향후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이밖에 정책 수요자와 이해관계자 등이 정책 결정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소통·협업 채널을 만들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시스템 정비를 위해 CCO와 소비자보호 총괄 부서 및 협의회 등 이미 설치·운영 중인 금융사 소비자보호 조직을 제도화 하기로 했다.
취약계층 위해 대출상품 청약철회권 도입 검토
카드사 부가서비스의 경우 임의 축소를 제한하고, 신용카드 포인트 사용 요건을 합리적으로 개선한다. 부가서비스 의무 유지기간은 출시후 1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고, 최소적립 포인트 요건을 폐지해 1포인트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금융 취약계층을 위해서는 금소법 제정 이전이라도 대출성 상품에 대한 청약철회권 우선 적용을 검토한다. 이를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세부방안을 확정한 뒤 내년 중 시행할는 것이 목표다.
도 정책관은 “청약 철회권이 도입될 경우 금융소비자는 충동적 구매 철회로 스스로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며 “금융사도 불필요한 계약취소를 방지하기 위해 보다 상세한 설명을 하게 돼 불완전 판매를 예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단 분쟁조정 제도 도입도 검토한다. 이는 조정 절차가 개시되면 금감원이 홈페이지 등에 공고를 해 추가 참가 신청을 받을 수 있게 한 제도다. 현재는 누가 어떤 사안으로 분쟁조정을 신청했는지 알 수 없어 피해자들이 공동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금융위는 이번 방안과 관련, 법령이 제·개정 없이 추진 가능한 과제들은 내년 상반기 중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하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금융ㅅ비자보호법 등 법령 제·개정 과제들은 내년 중 입법 완료를 목표로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