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막차타자"…4월 상품개정에 과열 양상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다음 달 상품 개정을 앞두고 막차를 타기 위한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의료실비보험(이하 실손보험)의 판매가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일부 손해보험사들은 계획한 목표량을 채우면 상품 판매를 조기에 마감하는 방안까지 고려 중이다.

28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4월부터 현행 특약형 실손보험 상품이 개정된다. 먼저 자기부담금에 대한 내용이 바뀐다. 기존에는 10%만 부담하면 됐지만, 10%와 20%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보험료 변경(갱신) 주기도 현행 3년에서 1년으로, 만기도 100세에서 15년 단위로 변경된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 “일일 판매량을 봤을 때 평소보다 1.5배 정도 계약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29일이 최종 판매 마감일이지만, 심사 인력 등의 한계가 있는데다 상품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불완전판매의 소지도 있어 조기 마감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이연 한도가 현행 70%에서 50%로 줄어드는 등 판매 수수료가 줄어들면서 일부 설계사들과 대리점 등의 절판 마케팅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100세 보장 3월까지 판매, 표준이율 하락으로 보험료 추가 인상’ 등을 이유로 소비자들의 상품 가입을 부추겨 소비자 피해도 우려된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다음 달 판매 수수료의 축소를 앞두고 영업 현장의 분위기가 과열되고 있다”며 “즉시연금에 이어 실손보험까지 잦은 제도 변경에 따른 부작용이 나오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당국은 기존 상품과 크게 달라지는 점이 없는 만큼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만약 보험료가 오르더라도 1년을 주기로 계약이 갱신되기 때문에 인상 폭이 미미하고, 자기부담금 20%를 선택하면 오히려 보험료가 내려간다는 설명이다. 만기가 15년 단위로 변경되어도 다시 가입하면 100세까지 보장 받을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 가입 전에 설계사나 대리점이 달라지는 상품 내용 등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현재 내부적으로 절판 마케팅에 대해 지켜보고 있고, 적발된 보험사는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1월부터 특약형 실손보험에서 실손 담보만 떼어낸 단독 실손보험도 판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