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코드 인사' 진통…잇따른 줄사표에 '최다 사직' 전망

한동훈 법무장관 취임 후 4차례 검사 인사 단행
尹정부 검찰 진용 정비 마무리…''친윤·특수통'' 중용
공인전문 검사도 ''사직 행렬'' 동참…"조직에 미래 없다"
  • 등록 2022-07-01 오후 4:33:15

    수정 2022-07-01 오후 4:33:15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윤석열 정부 첫 검찰 정기 인사가 4차례에 걸쳐 마무리됐다. ‘친윤·특수통’ 중용 기조가 유지된 가운데, 인사에서 외면당한 검사들의 ‘줄사표’가 잇따르는 모양새다. 검찰 안팎에선 역대급 ‘사직 행렬’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사진=방인권 기자)
법무부는 1일 고검검사급 검사 20명(전보 14명·의원면직 6명)에 대한 인사를 전날 단행했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지난달 28일 인사 후 발생한 결원을 충원하기 위한 인사”라며 “항상 중간간부급 인사를 하면 사직자가 발생해 후속 인사를 추가로 실시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취임 이후 4차례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결원 보충 차원의 인사였지만, 지난 3차례 인사는 모두 ‘친윤·특수통’ 중용 기조가 유지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근무연이 있는 특수부 출신 검사들은 주요 보직에 임명된 반면, 전임 정부에서 주요 보직을 거쳤던 검사들은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비(非)특수통’ 인사로 승진한 인물은 송강 신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과 김선화 대검 공판송무부장 등 손에 꼽힌다.

한 장관에게 외면된 검사들은 줄줄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발표된 인사 명단까지 포함하면, 공식적으로 의원면직이 결정난 검사는 총 37명이다. 공식적으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았지만. 인사 발표 전후 검찰 내부망에 사의를 밝힌 검사를 포함하면 50명을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에서만 이선혁 형사1부장, 류국량 공판1부장, 이혜은 공보담당관, 고진원 공정거래조사부장이 사표를 낸 것으로 확인됐고, 배성훈 대검 형사1과장, 최용훈 대검 인권정책관, 조재빈 인천지검 1차장, 양중진 수원지검 1차장, 박상진 고양지청장, 이동수 의정부지검 차장, 김재하 대검 인권기확담당관, 홍성준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등도 사의를 표명했다.

이같은 검사들의 ‘사직 행렬’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로 나오는 사직자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형국이다. 검찰 내부에선 지난 정부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색안경을 끼고 좌천성 인사를 내는 것에 대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고 한다. 심지어 사직을 고심하고 있는 구성원이 100명이 넘어간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법조계는 ‘코드 인사’로 인한 사직 행렬에 우려를 표한다. 검찰 조직에 충분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우수한 검사들이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로 검찰을 떠나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혜은·고진원 부장검사는 각각 국가송무·공정거래 분야 공인전문검사 2급(블루벨트)을 획득한 전문가로 꼽혔다.

대검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변호사는 “검사장급의 경우 정무적 지위도 있기 때문에 인사에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중간간부급 검사의 경우 본연의 업무를 검사로서 충실히 한 것이 대부분인데,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중간간부 검사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것은 좋지 않은 선례”라며 “검사들이 정권의 눈치를 보게 되고, 사정 업무에 있어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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