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조국 개탄한 조선일보 사설에 강력 항의

  • 등록 2021-06-25 오후 4:15:28

    수정 2021-06-25 오후 4:15:2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청와대가 최근 영문판 사설 제목과 문재인 대통령 삽화를 부적절하게 다룬 조선일보에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조선일보의 부적절한 영문판 사설 제목과 삽화 사용에 대해 강력한 유감과 함께 항의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조국 법무부 전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조선일보 영문판의 사설 제목. 번역하여 옮기지 않으련다”라며 해당 영문판 사설을 캡처한 이미지를 올렸다.

조 전 장관은 최근 자신과 자신의 딸 모습이 묘사된 삽화를 성매매 관련 기사에 사용한 조선일보에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조선일보는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사진=조국 전 장관 페이스북
조 전 장관이 개탄한 조선일보 영문판 사설은 지난 23일 ‘Why Does Moon Keep Sucking up to N.Korea?’(왜 문 대통령은 계속 북한에 아부하는가?)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국문판에 실린 ‘김여정 시키는 대로 다 하고도 돌아오는 건 조롱과 경멸’이라는 제목의 사설과 같은 내용이다.

청와대는 ‘Sucking up’(아부하다·알랑거리다)이라는 표현을 문제 삼았다. 이 표현은 비속어로 볼 수 없으나 일반적으로 기사에 인용문 외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당 사설의 제목은 현재 ‘Why Is Moon Still Wooing N.Korea?’(왜 문 대통령은 계속해서 북한에 구애하느냐?)라고 수정된 상태다.

청와대 관계자는 “부적절한 표현을 사설 제목에 올려 외국인들이 읽게 하는 것은 문제 아니냐”며 “조선일보 측은 사설 제목의 수정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청와대는 조선일보가 문 대통령 삽화를 사건 기사들에 부적절하게 사용한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해 외부 필진의 칼럼에 사용한 문 대통령 삽화를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사건 관련 기사에 4차례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일보는 홈페이지를 통해 “부적절한 일러스트를 사용해 사과드린다”며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2020년 10월 30일 ‘산 속에서 3000여명 모임 의혹, 인터콥 경찰 고발됐다’라는 기사에 문재인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삽화를 게재한 데 대해사과했다 (사진=뉴스1)
이와 관련해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번은 실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실수인데 두 번 세 번 그 이상으로 반복되면 의도이자 철학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굉장히 악의적인 의도가 깔린 행태라고 본다. 이렇게 해놓고 미안하다고 얘기하는 거, 습관적 구태 아닌가?”라고 물으며 “많은 사람이 보는 언론은, 언론이 갖는 힘이란 게 있지 않는가? 사회적 공기라고도 얘기하는데 스스로 규제하는 자기 절제가 없으면 사회적 공기로서 역할을 안 하는 거다. 이 언론사가 평정심, 일종에 상식을 회복하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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