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2500억 빼돌리고 중국 도피한 벤처기업 대표, 6년만에 국내송환

인터폴 적색수배범..중국공안 검거 뒤 한국 경찰에 인계
2004~2008년 주가조작·투자금 편취..1만명 피해
  • 등록 2016-01-08 오후 3:00:30

    수정 2016-01-08 오후 4:46:28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2500억원대의 사기 행각을 벌인 뒤 지난 2009년 중국으로 도피했던 이모(45)씨가 현지 공안에게 붙잡혀 6년여 만에 국내로 강제송환 됐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벤처기업 노드시스템 대표이사인 이씨는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허위 세금계산서 등으로 매출을 부풀리고 러시아와 홍콩, 중국 회사 등에 대규모 수출계약을 맺었다는 거짓된 내용을 언론에 발표하는 등의 방식으로 주가를 조작했다. 이 씨는 이 방법으로 발행가 500원인 주식을 주당 2000원까지 올렸다.

이씨는 이를 이용해 미등기 주식 5억주를 불법 유통시킨 뒤 투자금 2500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를 받고 있다. 이씨는 무허가 증권 중개업자들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법적 효력이 없는 주식보관증 등을 작성해주며 투자금을 받았으며 사기행각이 들통나자 중국으로 달아났다.

이씨에게 돈을 떼인 피해자는 1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장회사의 경우 투자자가 공시상의 실적을 확인하려고 해도 회사에서 알려주지 않으면 실제 계약사실 등을 확인할 수 없는 허점을 악용한 것이다.

중국으로 밀항한 뒤 이씨는 베이징의 교민 밀집거주지역인 왕징 일대에서 가명을 사용하며 은신해오다 지난해 10월 이씨를 봤다는 교민 제보를 받고 추적에 나선 중국 공안에 검거됐다.

앞서 경찰청은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 수배를 내리고 중국 공안과 협력해 이씨 소재 파악에 나섰다. 인터폴 적색 수배는 강력 범죄나 대형 경제범죄를 저지른 뒤 해외로 도망간 피의자에게 내려진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강제송환은 중국 공안과의 적극적인 공조를 통해 이뤄낸 의미있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중국 공안과 긴밀히 협력해 중국으로 도피한 국외 도피사범 검거와 송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외국에서 대형 계약을 따냈다고 속여 투자금 수천억원을 빼돌리고 중국으로 밀항한 벤처 사기범이 도피 6년여 만에 붙잡혀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입국장을 통해 강제송환되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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