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이어졌던 반도체 ‘치킨 게임’에서 살아남은 데다 SK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장기레이스를 거뜬히 뛸 수 있는 기초체력을 다진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이어지던 반도체 치킨게임에서 SK하이닉스는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으로 수익성 악화에도 시장에서 살아남았다. 이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이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SK하이닉스는 해당 프리미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SK그룹으로 편입된 지난해 2월 이후 SK하이닉스는 최태원 회장의 주도 아래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당시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반도체 산업의 극심한 불황 탓에 반도체 업계가 투자를 축소하는 분위기였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반도체 업계의 투자규모는 전년대비 10.7% 감소한 594억9300만 달러(한화 약 66조4655억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SK그룹 편입 이후 역발상으로 과감하게 전년대비 10% 늘어난 3조8500억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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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투자는 인수·합병(M&A)으로도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사업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 6월 이탈리아 낸드플래시 개발업체 ‘아이디어 플래시’를 인수해 ‘유럽기술센터’로 전환했다. 또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미국의 링커미디어 디바이스(LAMD)도 인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SK그룹 편입 이후 적기 투자와 기술개발로 사업역량을 강화했다”며 “이 같은 노력들이 최근 메모리 시황 개선과 맞물려 사상 최고의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반기에도 D램 공급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장은 이 날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하반기에도 공급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가격 상승 여부는 불확실하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점진적 상승세를 점치고 있어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도 기대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초고속·저전력 특징을 지닌 LPDDR3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낸드플래시 시장의 성장동력인 솔리드 스테이트 디스크(SSD) 사업 경쟁력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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