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재건의 사명을 띠고 작년 9월 취임한 멕 휘트먼 최고경영자(CEO)도 턴어라운드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한동안 어려움이 예상된다.
|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순이익이 주당 1.16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지난해 인수했던 솔루션업체인 오토노미의 영업권과 무형자산관련 감손비용으로 88억달러, 원화로 9조53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비용이 발생해 이익을 모두 잠식했다.
HP측은 “우리가 인수하기 이전에 오토노미에서 잘못된 회계처리와 공시 누락 등으로 인해 이같은 비용이 발생했다는 것을 내부조사를 통해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사회측에서 회계감사인을 이중으로 고용한 상태였지만, 딜로이트와 KPMG도 회계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번 사건의 책임은 전 최고경영자(CEO)인 레오 아포테커와 세인 로비슨 전 최고전략책임자(CSO)에게 있다”며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P가 본연의 사업에서 회복세를 보인 것도 아니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299억6000만달러로, 1년전 같은 기간의 321억2000만달러를 밑돌았다. 특히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304억3000만달러에도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회사측은 PC시장에서의 점유율 감소와 프린터 판매 감소로 분기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태블릿 공세에 PC 판매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게 문제다. 시장 조사기관인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전체 PC시장 규모는 3억4870만대로, 전년보다 1.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후 11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것이다.
휘트먼 CEO가 취임한지도 벌써 1년이 넘은 상태인데, 그동안 그는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직원을 구조조정해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PC와 프린터, 데이터센터 등 주요 제품을 보다 경쟁력있게 만드는데 주력해왔다.
그는 2014회계연도말까지 총 2만9000명의 직원을 감원해 한 해 평균 35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고, 최근에는 새로운 프린터 라인업을 구축하기도 했다. 내년 1월에는 ‘엘리트패드’를 통해 태블릿시장에도 재진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PC보다 수익성이 높은 기업 데이터센터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간내 성과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제이슨 놀랜드 로버트 W. 베어드사 애널리스트는 “델과 마찬가지로 HP도 애플과 삼성전자 등 태블릿 업체와의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는데다 경기 자체가 둔화되고 있다는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