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미네르바 오보`에 대북사업가 권모씨 개입"

  • 등록 2009-02-18 오후 8:31:08

    수정 2009-02-18 오후 8:31:08

[조선일보 제공] 오보로 밝혀진 월간 ‘신동아’의 ‘미네르바 기고문’게재와 관련, 대북사업가 권모(46)씨라는 인물이 개입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월간조선이 보도했다.

18일 발매된 월간조선 3월호에 따르면 권씨는 “내가 신동아측에 그 늙은이(구속된 박대성씨가 아고라에 글을 올릴 때 자신을 지칭하며 자주썼던 표현)를 소개해줬고, 원고료도 내가 신동아로부터 받아서 (미네르바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코트라(KOTRA)에서 아시아지역 공산국가를 담당하는 특수 사업부 출신이다. 1994년 코트라에 사표를 내고 개인적으로 대북사업에 뛰어든 권씨는 광범위한 대북인맥을 구축하기 시작했고,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부 실세들의 대북 비밀접촉을 주선하는 등 대북통로 역할을 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권씨는 또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인 블로그를 가지고 있고,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담담당당’이란 필명으로 글을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씨의 블로그에는 지난해 8월 중순부터 미네르바의 글이 등장했기 시작했다. 권씨는 8월 15일 처음 미네르바 글을 스크랩한 것을 기점으로 ‘지옥의 묵시록’ ‘9월 위기설은 없다’ ‘환율폭등=11월 물가대란’ ‘10년 후에 뵙겠습니다’ 등 20여편의 미네르바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옮겨놓았다.

권씨가 ‘담담당당 ’이란 필명으로 다음 아고라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시점은 신동아 12월호가 발간된 무렵인 2008년 11월 20일부터다.

그의 글 중에 일본 자본의 한국침탈 예견, 미네르바 글에 등장하는 ‘노란토끼’가 환투기 세력이라는 주장, 중국 경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 남북관계에 대한 의견,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정부의 정책비판 등에서 신동아 2월호의 인터뷰 내용과 유사한 주장이 곳곳에 발견된다.

권씨로 밝혀진 ‘담담당당’은 자신이 극찬했던 미네르바 박대성씨가 구속된 후 ‘그가 절대로 미네르바가 아니다’는 주장을 담은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1월 30일에는 ‘필화와 설화’라는 제목의 글을 4차례 연거푸 올리며 24개 항목에 대해 박대성씨에게 공개질문을 했다.

왜 ‘담담당당’이 박대성씨에게 공개질문을 던졌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하면 당신은 진짜 미네르바가 아니다”란 것이 질문의 요지다.

한편 동아일보는 월간 ‘신동아’가 지난해 12월호와 올해 2월호에 게재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기고문과 인터뷰 기사가 오보(誤報)로 밝혀졌다며 17일자 1면을 통해 사과했다.

동아일보는 이날 ‘신동아 미네르바 오보 사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에서 “자칭 미네르바 K씨가 후속 취재에서 자신은 미네르바가 아니라며 당초의 발언을 번복했다”며 “신동아는 발언 내용과 번복 배경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K씨가 미네르바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동아일보는 “오보의 경위를 규명하기 위해 지난 16일 사내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신동아는 지난해 12월호에서 자신이 미네르바라고 밝힌 K씨의 기고문을 게재했고, 지난 2월호에서는 “미네르바는 한명이 아니라 금융계 인사들로 구성된 7인 그룹이며, 박대성씨는 우리가 사용하는 IP주소를 조작해 글을 올렸을 것”이라는 내용의 K씨 인터뷰를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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