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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올해 테이저건 구입 예산으로 미국 AXON사의 2연발 테이저건 ‘테이저7(T7)’을 구입하려는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약 1200정을 구매하는데, 1정당 단가는 200만원 정도로 24억 원의 예산이 들 예정이다.
당초 경찰은 지난 2015년부터 13억원을 들여 한국형 테이저건을 개발해왔다. 한국형 테이저건은 3연발이 가능해 실탄을 제외하면 경찰이 사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원거리 진압 장비로 주목받았다. 최근 흉기난동 등 이상동기 범죄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현장 경찰관의 부담이 높아 한국형 테이저건의 도입을 바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와 관련 경찰은 한국형 테이저건 도입의 마무리 단계인 ‘납품 전 검사’를 현재 진행 중이며 올해 연말까지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한국형 테이저건은 연내 도입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체 측은 납품검사 과정에서 경찰이 검사 기준을 바꾸며 어려움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표적지로 0.1mm 동판을 사용했는데 검사 중 0.3mm 동판으로 교체, 검사를 통과하기가 까다로워졌다는 이유다. 실제 검사에선 전극침 간격과 표적지 도달 불량 등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기존엔 이러한 기준이 없었고, 전자충격기가 살상 무기가 아니기 때문에 표적지로 전도성 섬유를 사용해도 무리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한국형 전자충격기 도입에 대한 경찰의 추진 의지가 약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초 경찰이 한국형 테이저건 도입을 발표하며 국내 치안산업의 육성과 해외 수출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는데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한국형 전자충격기의 1정당 가격은 100만원, 카트리지 가격은 발당 1만 2000원으로 미국산 테이저건(본체 201만원·발당 4만3117원)보다 저렴해 한국형 전자충격기의 도입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국산을 포함해 여러 장비들이 경쟁하면서 그중 우수한 장비를 경찰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한국형 전자충격기 개발과정에 적극 동참했고 추후 검사결과에 따라 지속 보완된다면 현장에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호선 의원은 “한국형 테이저건은 현장 시험운용 대상자의 90%가 조기도입을 찬성한 만큼, 일선 경찰들의 기대가 큰 사업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규정에도 없는 검사 기준을 가져와 도입을 1년 이상 미루고 있는 경찰청의 의도를 알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기관인 경찰청이 손바닥 뒤집듯 계약사항을 변경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어느 기업이 국내산 장비를 개발하겠다고 나서겠냐”며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