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친환경 연료 추진선 발주량 685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의 70.1%에 해당하는 480CGT를 수주했다. 대부분 LNG 등 가스를 연료로 하는 추진선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전 세계 가스 연료 추진선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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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LNG 추진선은 현재 업계에서 유해물질 배출 감소 등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실용적인 수단으로 간주해 인기가 높다. 관련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LNG 추진선 건조 시장이 지난해 20조원 규모에서 2025년 1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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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LNG보다 보관과 취급이 편리해 친환경 선박의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중공업(010140)도 지난달 노르웨이 선급인 DNV로부터 ‘암모니아 레디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기본 설계에 대한 기본 승인(AIP) 인증을 획득했다. 암모니아 레디란 LNG와 디젤 연료로 추진하는 선박을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으로 고칠 수 있도록 사전에 선체 구조, 연료탱크 사양, 위험성 평가 등을 설계에 반영한 선박을 말한다.
대우조선해양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지난해 6월부터 로이드선급·만에너지솔루션과 암모니아 추진선박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엔 로이드선급으로부터 2만3000TEU급 암모니아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관한 AIP를 획득했다.
메탄올을 연료로 하는 선박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메탄올은 벙커씨유에 비해 황산화물 99%, 질소산화물 80%, 온실가스를 25%까지 줄일 수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글로벌 해운사인 머스크사와 1만6000TEU급(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친환경 연료 추진선 관련 경쟁이 본격화되면 조선업계 사이클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조선 산업에 ‘슈퍼사이클’이 온다면, 과거 사이클의 재연이 아니라 연료 변화에 따른 새로운 사이클이 올 개연성이 높다”며 “머스크사의 메탄올 추진선 발주는 주요 발주처가 선박 연료에 대한 다양한 옵션을 본격적으로 탐색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