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탄핵사태에도 외유성 해외출장 강행.. 간 큰 경제자유구역청

부패예방감시단, 경제자유구역청 해외출장 실태 점검
외자유치 무관 외유성 해외출장 47건 적발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불공정 갑질 행위도 지적
  • 등록 2018-02-21 오후 2:55:10

    수정 2018-02-21 오후 2:55:10

국무조정실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특별경제구역을 관리하는 경제자유구역청 직원들의 외유성 해외출장과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불공정 갑질 행위가 대거 적발됐다. 외자유치 업무와 관련없는 일반직원들도 선진사례 벤치마킹 명목으로 매년 관광성 해외출장을 다녔다. 특히 2015년 메르스 발병, 2016년 탄핵정국 등 국가위기 상황에서도 관광성 해외출장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무조정실 부패예방감시단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합동으로 현재 운영 중인 8개 경제자유구역청에 대해 2015년 1월부터 작년 5월까지 공무 해외출장 실태를 점검한 결과, 부산·진해, 광양만권(전남·경남), 대구·경북 3개의 경제자유구역청에서 관광성 해외출장 총 47건을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 3개 경제자유구역청은 2개 지자체가 연합해 조합 형태로 설립돼 청장을 교대로 임명하고 지자체별 본부조직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조직관리가 쉽지 않아 부적절한 해외출장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경제자유구역청의 운영, 예산심사 및 감사 권한을 가진 시·도의원, 부시장 등 조합위원이 해외시찰 명목으로 매년 관광지 위주로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닌 사례가 8건에 달했다. 실제로 A경제자유구역의 경우 조합위원 4명이 장미대선으로 새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작년 5월22일부터 6월1일까지 투자유치를 위한 해외시찰에 나섰다. 하지만 투자유치와 관계없는 보츠와나, 잠비아, 짐바브웨 등 빈민국을 공무 여행하면서 사파리 투어, 빅토리아폭포 관람, 아프리카펭귄 관람 등 관광위주로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자유치와 무관한 퇴직예정자 등 일반직원들이 선진사례 벤치마킹 명목으로 매년 관광성 해외출장을 다닌 사례도 25건이 적발됐다. 외자유치 담당자들이 불필요하게 같은 도시나 기업을 중복 방문하거나, 사전준비 소홀로 공식 일정이 변경되거나 취소돼 개인관광을 실시한 사례 14건도 발견됐다.

기반시설 조성공사가 진행 중인 3개 경제자유구역청에 대한 현장 점검 결과에서는 국고보조금을 부정수급·부당집행하거나, 공사비·감리비를 주지 않는 등의 불공정 행위가 확인됐다.

국고보조금 75억원 부정수급, 국고보조금 5억9848만원 부당집행, 시공물량 28억8777만원 과다계상, 분할발주로 인한 10억7300만원 공사비 상승 등을 합해 총 120억5925만원의 예산 낭비를 적발했다.

부패예방감시단은 관광성 해외출장,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등에 책임이 있는 공무원 23명에 대해 징계 등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또 부실시공 및 불법하도급 업체에 대해선 업무정지 등 행정제재 조치와함께 부당 집행된 해외 출장비는 환수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부패예방감시단은 “올해 상반기 중 경제자유구역청의 공무국외여행 심사 운영지침을 개정해 관광성 해외출장을 차단할 것”이라며 “실효성 있는 외자유치 출장이 될 수 있도록 공무국외여행 심사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전국 외투기업 유치실적(2105억 달러) 중 경제자유구역은 7.6%(161억 달러), 경제자유구역 입주기업(5030개) 중 외투기업은 5.2%(263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경제자유구역은 2003년 8월 인천에 처음으로 지정됐고 같은 해 부산·진해와 광양만권을 추가했다. 이후 2008년 황해, 대구·경북, 새만금, 2013년 동해안권과 충북이 추가 지정돼 현재 총 8개의 경제자유구역이 운영 중이다. 경제자우구역청에는 2016년까지 3415억원의 국비가 지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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