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호준기자] 한화증권은 10일 "유가 급등은 석유화학, 자동차, 항공, 시멘트 업종에는 부정적이며 정유, 보험, 게임 업종에는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통, 건설, IT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증권은 유가 급등의 주원인으로는 중동 정정불안, 미국의 낮은 휘발유 재고수준, 중국 석유소비 급증, OPEC의 유가밴드 상향 조정 움직임 등을 꼽았다.
이어 "국제유가는 수급 외적요인이 더 큰 영향을 받는다"며 "향후 OPEC의 결정과 중동 정세 안정 여부가 유가를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달 21일 암스테르담 OPEC 회담에서 유가밴드 상향조정 여부와 다음달 3일 OPEC 정기총회에서 증산 결정 여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 보면 국제 유가상승에 따라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타이어, 전력, 시멘트, 항공 등 소재주와 운송주의 타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산업은 원자재값에서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60~70%에 달해 원가 부담으로 클 것으로 예상했다.
한화증권은 "올 들어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격 저항이 커진데다 중국 쇼크까지 겹쳐 현상황에서 유화제품가격의 추가적인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표적인 관련업체로는
호남석유(011170)화학,
LG석유화학(012990), LG화학,
한화석유화학(009830)을 꼽았다.
자동차 업종도 휘발유 가격이 10% 오르면 내수 자동차 판매는 1% 감소한다고 추정했다. 타이어 역시 유가가 10% 오르면 원가 부담이 2~3%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 종목은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
쌍용차(003620),
한국타이어(000240),
넥센타이어(002350) 등이다.
전기로를 사용하는 철강업체도 유가 폭등에 따른 전기료 인상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철근, 형강류를 생산하는
INI스틸(004020),
동국제강(001230),
한국철강(001940)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전기료가 16% 인상되면 이들 업체의 영업이익률은 1% 하락한다고 추정했다.
시멘트 업종도 전력, 벙커C유 등 에너지 관련 비용이 원가의 약 12%를 차지하고 있어 향후 수익성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 업체로는
성신양회(004980),
한일시멘트(003300),
아세아시멘트(002030) 등이 있다.
항공업체는 유가 상승으로 직격탄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항공업체들은 원가 내 유류비 비중이 평균 20% 수준이다. 유가 10% 상승시
대한항공(003490)의 영업이익률은 1.5%p 하락하고, 2004년 주당순이익(EPS)은 902원 줄어든다고 전망했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영업이익률 1.4%p EPS 151억원 악화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정유, 보험, 게임업체는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증권은 "국제유가가 오르면 석유제품 가격 상승폭이 원유 도입 가격 상승폭을 상회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정유사들은 유가가 오르면 원유 비축량을 줄이기 때문이다. 고유가가 계속되면 소비 위축으로 인한 부정적인 요인이 상존하나 가격에 대한 소비탄력성이 낮아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관련 업체로는
SK(003600)와 에스오일이 있다. 다만 이들 업체의 주가가 올 들어 시장대비 큰 폭의 초과수익을 실현했기 때문에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보험 역시 유가상승으로 자동차 운행이 줄어들고 이는 사고율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게임도 유가 인상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집안 내 활동 시간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