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포커스) 어제의 이유가 오늘도

  • 등록 2003-02-06 오후 5:12:13

    수정 2003-02-06 오후 5:12:13

[edaily 김진석기자] 주식시장이 한 발짝 더 물러섰다. 연일 600선을 맴돌던 종합주가지수가 590선을 깨고 내려선 것이다. 특별한 악재가 나타난 것도 아니다. 선물 연계 프로그램 매물이 좀더 흘러나왔을 뿐이다. 그렇다고 새로운 방향성을 기대하기 위한 변화의 조짐을 찾아보기도 쉽지 않은 형국이다. 주가지수가 오르든, 떨어지든 그 이유는 별반 다르지 않다. 연말·연초 시장에서 거론됐던 변수들이 현시점에서도 그대로 투자심리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 없는 삶이 무기력증으로 이어지듯, 변화 없는 주식시장에서도 기력 찾기는 만만치 않다. 증권업계의 한 시황분석가는 "증시에서 회자되는 단어들은 당시의 시장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시세의 배경 논리가 변함 없이 연일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시장이 질적으로 정체됐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시점에선 시간과의 싸움이 절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증권가에서 연일 회자되는 이유 속에 포함된 단어들을 짚어보자. 우선 지정학적 리스크 차원에선 `이라크`와 `북핵`의 거론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 두 단어는 전쟁변수로써 진행형의 문제인 만큼 한동안 거론이 지속될 것이다. 메크로 한 경제부문에선 세계경제의 침체논란 속에 미국경기의 `더블 딥`, `멀티 딥` 논란이 대표적이다. 세계 경제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사실 `더블 딥`과 `멀티 딥`은 섬뜩한 단어들이다. 그럼에도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다. 여기에 고공권 행진을 펼치는 `국제유가`와 `원화 강세`로 인한 `무역수지` 비상과 `물가상승` 우려감 등도 언론보도와 증권업계 분석자료에서 넘쳐나는 단어들이다. 기업(종목)과 관련해선 지난해 사상최대의 실적을 올린 기업들이 향후에도 `실적`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인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관심을 쏟고 있는 `기업의 지배구조`와 `주주 중시 경영`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 등도 관심이다. 특히 현대상선 대북 송금으로 불거지고 있는 `기업의 투명성` 논란도 국내기업 이미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거론되고 있는 단어들은 사실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투자심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들이다. 최근 들어 연기금의 증시투입과 증시에서 싸움닭으로 불리 우는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의 주식매입 검토 소식 등은 `수급 개선`의 변화 조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나마 긍정적이다. 그러나 불확실한 거대 변수들이 즐비하게 포진해 있다보니 그 기대감은 상당히 퇴색된 분위기이다. 증권업계의 한 부장급 애널리스트는 최근 전쟁 리스크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만큼 지난 91년 걸프전을 전후에 자신이 쓴 분석자료를 흩어봤단다. 당시 분석보고서 가운데 `앓느니 죽는 게 낫다`는 제목으로 쓴 글이 있는데 지금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부연하면 시세가 제자리에서 맴돌면서 투자자의 진을 빼는 상황보다 가격 메리트라도 발생되는 것이 변화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참여자들은 변화를 기다린다. 그러나 회자되는 단어들이 변화되지 않는 한 좀 더 인내력을 시험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다만 막연한 인내심 발휘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워밍업의 시간으로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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