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연습하기"…은둔청년 사회복귀앱 개발한 이화여대 정익중 교수팀

"나와! 함께"…은둔청년 특성 반영한 미션보상형 앱개발
"실제 20대 은둔청년으로부터 좋은 호응…활용 기대"
  • 등록 2024-03-07 오후 2:01:32

    수정 2024-03-07 오후 2:03:02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최근 은둔 청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화여대 연구팀이 은둔 청년들의 특성을 반영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은둔청년의 고립완화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나와! 함께” 이미지. (자료 제공=이화여대)
고립 청년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주변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청년을, 은둔 청년은 그중에서도 6개월 이상 사회적 접촉 없이 집에서만 머무는 청년을 뜻한다. 2022년 국무조정실 주관 ‘청년 삶 실태조사’는 전국 고립·은둔 청년을 54만 명으로 추정했으나, 실제 수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의 문제는 고립 기간이 길어질수록 심리적 고통과 절망이 증가하며, 심한 경우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청년 고립에 따른 정책 및 질병 비용 등을 합치면 2019년 기준 연간 약 7조 원에 달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연구팀은 은둔 청년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소통과 비대면 방식의 사회적 관계 맺기를 선호하는 특징에 초점을 맞춰 이들의 외부 활동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돕는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이에 대한 활용 가능성을 연구했다. 정익중 교수와 서윤경 박사과정생, 안선경 박사수료생이 참여한 이 연구 결과는 ‘은둔 청년의 물리적 고립 완화를 위한 미션보상형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활용 가능성 탐색’이라는 논문으로 최근 한국게임학회 논문지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과거부터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하는 은둔 청년에 대한 사회적 개입이 중요한 점은 강조됐지만, 은둔 청년에 대한 실태 파악과 접근에 한계가 있어 정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점에 착안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현재의 은둔 청년 상당수가 ‘온라인 대화(43.0%)’와 ‘메신저 채팅(48.8%)’을 선호하며, 온라인 채팅 상담과 지원 서비스를 희망한다는 2022년 서울시 실태조사 결과에 주목했다. 현재의 은둔 청년은 과거의 은둔 청년처럼 물리적 공간의 고립을 겪는 점은 같지만, 사회적 관계를 맺는 방식에서 온라인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나와! 함께”라는 이름의 최신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은둔 청년이 외부 활동을 증진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강화하도록 설계했다. 애플리케이션은 ‘1단계 자신의 고립도 이해하기, 2단계 집에서 나가는 외출 연습하기, 3단계 외부로 나가서 다양한 활동하기, 4단계 온라인 커뮤니티 대인관계 형성하기’의 총 4단계로 은둔 청년의 온라인 활동 특성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혼합현실과 위치기반서비스 기술을 활용했으며, 리워드를 통해 외부활동의 능력과 동기부여를 증진하는 미션보상형으로 설계됐다.

연구팀은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가지고 실제 은둔 청년에게 예비조사를 실시한 결과, 높은 활용 가능성과 만족도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은둔을 처음 시작하는 연령대인 20대 은둔 청년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은둔 현상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통합적 접근의 가능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구축되는 데이터베이스는 정부와 지자체가 은둔 청년들을 발굴하는 데 활용될 수 있으며, 지역 맞춤형 설계 고도화 등의 추후 조치도 더해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제안했다.

2023년 정부의 고립·은둔 청년 지원 종합대책 발표에 따라 증가하는 국가적 지원과 관심에 부응하여, 이화여대 정익중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은 은둔 청년을 실질적으로 발굴하고 사회화를 독려해 사회 복귀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연구팀은 “본 연구를 통해 은둔 청년은 물리적 고립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와 연결을 추구하는 내적 욕구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많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나 사각지대에 놓인 은둔 청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은둔 청년에 대한 접근성 향상과 생활습관 및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 자발적인 사회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다학제 간 융복합 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는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4단계 BK21 교육연구단과 이화 프론티어 10-10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게임 분야 최고 학술지인 한국게임학회 논문지(KCI IF=1.5) 제24권 제1호(2024년 2월)에 게재됐다.

연구팀 사진. 왼쪽부터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서윤경 박사과정생, 안선경 박사수료생. (사진 제공=이화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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