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兆 용산개발 회생 해법 ‘공은 삼성으로’

코레일 “땅값 2.6조 조건부 추가출자” 제안
삼성물산 등 민간출자사 1.4조 증자가 전제
  • 등록 2013-02-26 오후 4:03:42

    수정 2013-02-26 오후 4:15:00

[이데일리 윤도진 기자]부도 위기에 몰린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의 회생해법 열쇠를 삼성이 쥐게 됐다.

코레일은 땅값 현금 4161억원 등 총 3조원 가량을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에 지원하겠는 조건부 제안을 내놨다. 이는 민간출자사들이 삼성물산(000830)의 랜드마크 시공비 규모인 1조4000억원을 먼저 출자해야 한다는 게 전제다. 다른 출자사들의 자금여력이 약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삼성이 받아야 할 시공비를 출자전환해 사업 주도권을 갖도록 하고, 사업 리스크도 분담하자는 게 제안 요지다.

코레일은 최근 민간출자사의 사업협약 불이행과 부실한 사업성 관리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부도 위기에 직면함에 따라 사업정상화를 위한 협약 변경안을 오는 28일 드림허브 이사회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협약 변경안에는 코레일이 토지매각 미수금 5조3000억원(이자 제외) 중 2조6000억원을 드림허브에 현물출자 하고, 랜드마크 2차 계약금 4161억원을 긴급수혈 하는 등 총 3조여원 규모의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계획이 담겼다.

코레일은 이 같은 지원에 대한 조건으로 민간출자사들에 1조4000억원을 추가 출자하고 사업협약서 전면 개정에 동의하는 것을 요구했다. 1조4000억원은 삼성물산이 수주한 랜드마크 빌딩 시공비 1조2000억원에 설계변경 등 추가비용을 더해 추산한 규모다.

그러나 민간출자사들은 드림허브가 추진한 2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에도 참여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력과 추가 투자 의지가 약한 상황이다. 결국 코레일이 받아야 할 땅값에 해당하는 금액을 출자하는 대신 삼성물산 역시 받을 공사비 만큼을 드림허브에 출자해 달라는 의미다.

코레일 관계자는 “랜드마크 사업 시공권을 확보한 삼성이 공사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 출자하는 동시에 사업 주도권을 갖도록 하고, 동시에 전체 사업에 대한 리스크도 나눠지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삼성 등 다른 출자사와도 이 같은 방안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증자에 참여한 민간출자사에게 개발사업 전반을 맡기고 자금 등 사업관리 업무만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역시 주관사를 현 롯데관광개발(032350)에서 삼성물산으로 바꾸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삼성물산 관계자는 “민간 출자사 전체에 증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개별적으로 내용을 전달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코레일 측은 “1조원의 취약한 자본금이 5조원으로 늘어나면 사업 안정성도 커지고 토지대금 관련 금융비도 대폭 절감된다”며 “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코레일 이사회 승인, 정부와의 협의를 거친 후 현금 4161억원을 드림허브에 긴급수혈해 부도를 막고 사업을 정상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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