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직후 바이든 행정부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제한 조치를 해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에너지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산 LNG 수출이 확대되면 LNG 가격 하락은 물론 트레이딩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가스는 최근 울산GPS 상업가동에 돌입했다. 울산GPS는 세계 최초 GW(기가와트)급 LNG·LPG 겸용 가스복합발전소다.
그동안 액화석유가스(LPG)사업을 영위해 온 SK가스는 울산 북항에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을 준공하면서 본격적으로 LNG 사업에 진출했다. SK가스는 울산GPS 가동에 필요한 LNG를 KET로부터 공급받는다.
최근 LPG 업체들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잇따라 LNG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E1도 올해 평택 LNG발전소를 운영하는 평택에너지서비스에 이어 여수 산단 내 LNG 집단에너지사업 허가권을 갖고 있는 특수목적법인 여수그린에너지를 연달아 인수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LNG 신규 수출이 재개될 가능성이 유력해지면서 이들 업체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직후 LNG 수출 제한 조치를 해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정부는 에너지부의 수출 승인을 대기하고 있는 미국의 LNG 수출 사업 5건을 다시 허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 SK가스 울산GPS 항공사진.(사진=SK가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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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생산량이 늘어나면 국제 가격이 떨어지는 등 LNG업체의 경우 원재료 가격 하락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지난해 한국은 4415만톤(t)의 LNG를 수입했는데 이중 미국으로부터 512만t을 수입했다. 국내 대표적인 LNG민간발전사인 SK E&S의 경우 미국 프리포트LNG를 통해 거래량의 20%를 조달하고 있다.
또한 트레이딩 사업 기회도 늘어날 전망이다. LNG트레이딩 및 터미널 사업을 하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도 LNG 시장 확대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남 광양에 제1 LNG 터미널을 통해 93만kL(킬로리터)의 LNG 저장 용량을 갖고 있으며, 지난 10월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에너지사업 밸류데이’에서는 북미 천연가스 시장 진출 로드맵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투자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고 진입장벽이 낮은 터미널 사업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내년 상반기 LNG운반선 1척이 인도될 예정이다. 이는 2026년부터 2046년까지 국내 수급과 트레이딩용으로 도입 예정인 북미산 셰일가스 40만t 운송에 활용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LNG가격이 하락하면 LNG를 직도입하는 국내 기업들의 원가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수입선 다각화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