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우리나라 성인의 전반적 금융 이해력이 선진국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식은 뛰어난 반면 미래 대비하려는 금융태도는 미흡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은 공동으로 우리나라 성인(만 18세~79세) 2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0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 금융이해력 점수는 평균 66.8점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2018년과 견줘 4.6점 오른 것으로 선진국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19년, 62.0점)을 웃돌았다.
금융이해력이란 합리적이고 건전한 금융생활을 위해 필요한 금융지식이나 금융행위, 금융태도 등 금융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정도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금융지식은 합리적인 금융생활을 위해 갖추어야 할 지식, 금융행위는 건전한 금융·경제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행동양식, 금융태도는 현재보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의식구조를 뜻한다. 금융이해력이 높은 사람은 예상치 못한 지출 상황이 발생하거나 소득 상실 등 위기에 자력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지식이나 금융행위는 성인 10명 중 6명 이상, 금융태도는 4명이 OECD 최소목표점수(minimum target score)를 달성했다. 최소목표점수는 합리적인 금융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하다고 OECD가 제시한 기본 점수로 금융지식 71.4점, 금융행위 66.7점, 금융태도 60.1점이다. 다만, 노년층은 금융지식이, 청년층은 금융태도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금융지식 항목별로는 이자개념이나 위험과 수익관계, 인플레이션의 의미 등에서 80점을 넘었다. 하지만, 복리개념에 대해서는 39.5점에 그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행위 분야에서는 대부분 성인이 적극적인 저축을 하고 있다고 응답(97.0%)하였으나 장기 재무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성인(43.5%)은 많지 않았다.
청년층은 저축보다 소비 선호에 동의한다는 응답률이 34.2%로 반대 응답률(26.0%)보다 높게 나타나 소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높았다. 특히 소비를 중시하는 대학생(취업준비생 포함) 10명 중 8명이 OECD의 금융행위 최소목표점수에 미달했다. 이들이 합리적 의사 결정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경제교육 수강 경험자의 금융이해력 점수(68.2점)가 없는 경우보다 높고 금융지식 및 금융행위 부문에서 최소목표점수를 달성한 비중도 더 양호했다.
금감원과 한은은 “청년층의 건전한 금융태도 조성을 위한 조기 금융·경제교육을 강화하고 노년층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금융 기본교육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