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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조선업은 최근 급격한 수요 부진으로 조선사들이 잇달아 문을 닫고 수많은 노동자들이 해고되고 있다. 일례로 과거 수천명의 조선업계 노동자들이 근무했던 장수성의 한 도시 이정시는 지금 버려진 항구 근처에 퍠쇄된 식당과 카페가 즐비해 있다. 조선업을 중심으로 화려한 경제 발전을 이뤘던 도시가 순식간에 황폐한 유령도시로 전락한 것이다. 이곳에서 지난 여름 해고된 한 노동자는 “이 도시의 조선산업이 이렇게까지 빨리 무너질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허탈해했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수주 부진이 계속되던 가운데 대형 선박사고까지 더해져 수만명의 중국인 노동자들이 해고되고 있는 탓이다. 남아 있는 조선소의 3분의 1 가량 역시 베이징의 거대한 중공업 회사들과 함께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중국 정부는 경고했다.
로버트 윌밍턴 IHS 조선업 연구원은 “중국 조선업은 매우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가령 과거 1억5000만달러의 가치가 있었던 벌크 캐리어는 현재 겨우 4500만달러 가치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형 선박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중국 조선소는 2013년부터 꾸준히 감소해 현재 약 절반인 70개 수준으로 크게 줄었고 수백곳의 중소 기업들이 파산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양대 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COSCO)과 중국해운(CSCL) 산하 조선소 11곳을 하나로 합치기로 하는 등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 왔다. 정부의 적극적인 구조조정 정책 덕분에 한때 수주량이 늘어나는 등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호황기는 오래 가지 못했다.
그 결과 올들어 수주 실적이 역전됐다. 중국은 올 1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11만CGT(8척)으로 전년동기 30만CGT(25척)보다 크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1월 수주 점유율이 18.3%로 55.5%를 차지한 한국에 크게 뒤졌다. 중국 매체 왕이차이징은 “중국 조선업은 생산 과잉과 기술력 부족 등으로 업황이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고 출혈 경쟁 심화로 민영 기업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며 “최근에는 국유기업 산하 업체간의 출혈 경쟁도 심각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