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빅3 CEO는 '출장중'..국감 출석률 '제로'(종합)

신동빈 회장, 9일 출국..일본·태국·미국 방문
정지선 회장도 미국, 정용진 부회장은 베트남 출장
국감 회피성 출장 '눈총'..업계 "예정된 일정"
  • 등록 2012-10-09 오후 3:32:58

    수정 2012-10-09 오후 3:41:45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유통업계 빅 3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해외출장길에 올랐다. 해외 사업장 시찰 및 각종 행사 참관이 목적이지만, 공교롭게도 국정감사를 앞둔 시점이어서 국감 불출석이 목적이 아니냐는 눈총을 사고 있다.

9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출국해 이달 말 귀국할 예정이다. 출장지는 일본, 태국. 미국 등이다. 따라서 국감 기간동안 국내에는 머무르지 않는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오는 11일 일본 내 최대 여행그룹인 JTB의 타가와 히로미 사장을 만나 세계 최대 민간 여행 기구 WTTC(World Travel & Tourism Council)의 총회인 Regional Summit의 2013년 한국 유치를 위한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어 아사히그룹 홀딩스의 이즈미야 나오키 사장과도 만난다.

태국에서는 아시아 지역 경제 리더들의 모임인 ABC(Asia Business Council) 포럼에 참석하고 잉럭 친나왓(Yingluck Shinawatra) 태국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허쉬社의 CEO인 존 빌브레이(John Bilbrey) 사장 등을 만나 글로벌 제휴 사업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유로존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불안한 시장 상황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신흥 시장 진출 기회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069960)그룹 회장도 마찬가지다. 정 회장은 해외 아웃렛 현장 시찰을 목적으로 지난주 미국으로 떠났다. 국감이 모두 끝난 이후에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용진 신세계(004170) 부회장도 해외출장을 떠났다. 정 부회장은 이날 베트남 기업과 물품 공급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오는 13일 귀국할 예정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1일 국정감사 일정을 잡아뒀다. 이날 유통업계 CEO들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유통업체 CEO들을 불러 영업규제와 골목상권 침해 등에 대한 문제에 대해 유통업계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하지만 증인으로 채택된 CEO들이 대거 해외출장을 떠남에 따라 정무위 국감에서 CEO들의 모습을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 8일 열린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대형마트 CEO들은 모두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참했다. 코스트코 코리아와 편의접 업체 대표들만이 국감에 참석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이미 지난 5일 영국으로 출국했고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이사도 유럽 출장중이다. 최병렬 이마트(139480) 대표이사는 이날 오후 늦게 귀국할 예정이다.

지경위는 오는 24일에 위원회 국감을 한번 더 열기로 결정하고 불출석한 대표들에게 재출석 요구를 곧 통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국감 때마다 CEO들이 일부러 해외 출장 일정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감 증인 불출석을 당연시 여기는 풍토가 없어지도록 단호히 대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실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돼 그 자리에 나가고 싶은 CEO가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설사 참석한다고 해도 업계 의견 개진은 커녕 하루 종일 호통만 듣고 오는 자리에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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