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 "뇌졸중 김정일, 음주 흡연 다시 시작"

"김정일 건강 때문에 북한 후기 체제 조기 구축에 주쳑"
  • 등록 2010-06-24 오후 8:33:38

    수정 2010-06-24 오후 8:33:38

[노컷뉴스 제공]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24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 후유증을 여전히 겪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음주와 흡연을 다시 시작했다며 건강 악화의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원 국정원장은 이날 정보위 업무보고에 출석해 "지난 5월 방중에서 확인된 것처럼 김정일 위원장은 뇌졸중 후유증이 여전해 왼쪽 다리를 절고, 왼쪽 팔 움직임도 부자연스럽다"며 "그런데 음주와 흡연을 다시 시작했기 때문에 무리할 경우 건강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 정보위 간사인 한나라당 황진하, 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전했다.

또 "김정일의 건강 때문에 북한은 후계 체제의 조기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며 "김정일의 절대적 비호 아래 3남 김정은에 대한 권력 세습 준비에 박차가 이뤄지고 있다"고 원 국정원장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우리 김정은 청년대장 동지' 등 찬양시를 노래로 보급하고, 시 암송대회를 여는 등 전 주민을 대상으로 한 '김정은 우상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현장 방문시에 수시로 김정일 위원장을 수행하면서 정책 관여의 폭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 국정원장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서는 "대외적으로 국제 사회가 북한을 규탄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수세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대남 모략 위협 공세와 군사적 긴장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우리의 조사결과 발표에 대해 조작으로 몰아가면서 종교계 등을 상대로 반정부 투쟁.선동 문건을 발송하고 있다"며 "군에 대해서는 최고 경계태세를 유지하며 전방부대에서 포사격 훈련 등 군사적 긴장조성 행위를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지난달 중국 방문에서 천안함 피격 사건과 관련해 중국의 방패막 역할을 주문했고, 유엔 안보리 의장 앞으로 서한도 보내고 자신들이 오히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지난 4월 6일 국정원장이 국회 보고에서 천안함 피격을 북한 소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각종 정보망 등 과학적 증거로 봤을 때 불확실하다는 얘기였고, 인적 정보로는 북한의 소행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었다"고 원 국정원장은 답했다.

아울러 북한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화폐 개혁 후유증으로 경제가 매우 혼란스럽고 어렵다"며 "김정일은 양강도, 함경도, 평안도의 산업 시설을 집중적으로 방문하면서 민생 챙기기의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지만 화폐 개혁의 후유증과 천안함 피격 사건의 여파, 퇴행적 정책 추진 때문에 경제 회생 기미는 별로 안 보인다고 판단한다"고 평했다.

특히 "시장 환율은 불안정 사태가 지속되고 외화 사정도 더 악화되고 있다"며 "식량 사정은 지난해 생산량과 올해 도입량을 포함해 430만톤 정도를 확보했고 앞으로 추가 도입분을 감안하면 어려움을 감내한 수준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속되는 경제난 때문에 오는 주민들의 불만을 무마하려고 지난 6월 7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때 타분야에 비해 경공업 분야 10.1%, 농업분야 9.4% 등을 증액해 식량과 생필품 증산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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