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시달리다 숨진 30대 공무원…김포시, 누리꾼들 수사의뢰

공무집행방해, 모욕 등 혐의로 수사의뢰
포트홀 보수공사 관련 차량 정체되자 민원
온라인 카페에 비난 글…직통 번호 올라와
  • 등록 2024-03-13 오후 12:21:03

    수정 2024-03-13 오후 12:21:03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민원에 시달리던 김포시 공무원이 온라인 카페에서 신상이 공개된 후 숨진 사건과 관련해 시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13일 오전 김병수 김포시장이 항의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공무원과 관련해 김포경찰서에 수사의뢰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김포시)
김병수 김포시장은 13일 오전 김포경찰서를 방문해 신원 미상 누리꾼들을 공무집행방해, 모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수사의뢰서를 제출했다.

김 시장은 숨진 공무원 A(39)씨를 향해 “막아주지 못해 싸워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유족에 다시 한번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마음이 무겁지만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공직사회 민원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시는 온라인 카페에서 작성된 신상정보 공개 글과 집단민원 종용 글, 인신공격성 게시글을 갈무리 방식으로 모아 경찰에 냈다. 또 A씨 소속 부서로 걸려온 민원 전화 내용을 확인해 욕설이나 협박성 발언 내용 등 증거자료를 수집했다.

시는 누리꾼들이 공무원을 협박한 것을 비롯해 신상 정보 공개 및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비방한 점을 들어 명예훼손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포시 측은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서를 제출하려고 한다”며 “온라인 카페 플랫폼인 포털사이트 운영사에도 수사 협조를 의뢰하고 강력한 제재를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의뢰서 내용을 검토하고 의뢰인을 먼저 조사할 예정”이라며 “댓글 작성자와 민원인들의 신원을 확인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A씨는 지난 5일 오후 3시 40분께 인천시 서구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그는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였으며 타살 정황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지난달 29일 김포 도로에서 진행된 포트홀(도로 파임) 보수 공사와 관련해 차량 정체가 일어나자 항의성 민원을 다수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일 온라인 카페에서 A씨에 대한 신상 정보가 올라온 뒤로는 A씨에 대한 비난 투의 글이 잇따라 게재되기도 했다. 해당 카페에서는 공사를 승인한 주무관이 A씨라며 그의 실명과 소속 부서, 직통 전화번호가 공개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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