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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염 의장의 경기연정 2.0 제안은 여야 동수인 현 도의회 내 일종의 대치 상황을 타개할 승부수로 분석된다.
다만 과거 연정에서 불거진 몇가지 문제점들을 보완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과 김동연 지사의 승낙이라는 넘어야 할 산이 작지 않다.
학교 무상급식, 일하는 청년시리즈 등 성과 남긴 ‘경기연정’
민선 6기 경기도, 제9대 경기도의회가 함께한 경기연정은 남경필 전 지사의 제안으로 숱한 논의 끝에 시작됐다. 당시 도의회는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50석,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78석의 여소야대 구조로 남 전 지사에게는 정치적으로 불리한 운동장이었다.
남 전 지사는 당선인 시절부터 여야 양당에 연정을 제안했고, 수차례 협의를 거쳐 도와 도의회는 2014년 8월 ‘경기도 연합정치 실현을 위한 정책합의문’ 20개항에 합의하면서 대한민국 최초의 연정이 경기도에서 시작됐다.
이후 2016년 9월 2기 연정 합의문 작성을 통해 연정사업을 288개로 확대하며 숱한 정책 성과를 이루게 됐다.
남경필 전 지사는 민주당 제안 사업을 단순 수용에 그치지 않고 보완·발전시켜 ‘일하는 청년연금’ ‘일하는 청년 마이스터 통장’ ‘일하는 청년 복지포인트’ 등 일명 3종 일하는 청년 시리즈를 만들었다.
이 사업들은 이후 이재명 현 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취임한 이후에도 지속 운영할 정도로 정책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4년 8월 5일부터 2018년 2월 28일까지 1426일간 이어진 경기연정이 남긴 유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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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종현의 승부수, 김동연은 승낙할까
하지만 경기연정은 빛나는 성과만큼 어두운 반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가장 문제가 됐던 점이 연정협력예산이라는 이름으로 도의원들에게 주어진 예산 편성권이었다.
도의회는 집행부가 편성해서 제출한 예산안에 대한 증감액 등 심의 권한만 있지만, 당시 연정사업 추진을 위해 일정 부분 도의원들이 예산 편성에도 관여했기 때문이다.
연정부지사라는 이름으로 지난 9대 의회 때 야당이었던 민주당 몫으로 갔던 인사권 또한 경기연정 2.0에서 어떻게 다뤄질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염종현 의장이 경기연정 2.0을 제안한 이유는 여야동수로 경직된 도의회 정국을 타개해보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 11대 도의회 출범 이후 ‘예술인 기회소득’ 등 주요 도정사업들 추진이 진통을 겪었으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 과정에서는 상임위에서 특위 구성이 공전을 거듭하자 염 의장이 직권상정을 예고하기까지 했었다.
이번 염 의장의 제안에 김동연 지사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고 있지는 않지만, 경기도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달수 경기도 정무수석은 “현재 도의회 양당과 새로운 협치기구를 구성하고 초당적 협력과제와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쟁점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것에 그쳤다면 지금은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경기도의회가 함께 정책과제를 도출하고 실행하는 실무기구 형태로 발전시키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이어 “연정이라는 단계로 한꺼번에 가지는 않더라도 질적인 면에서 더욱 긴밀한 협치 시스템을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는 기존 ‘여야정 협의체’를 ‘여야정 협치위원회’로 개편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