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SEC가 게임스톱 및 기타 밈 주식(인터넷에서 인기 있는 주식)의 주가 폭등 사태와 관련한 44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개미라고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헤지펀드를 압박해 승리를 쟁취했다는 그간의 믿음이 옳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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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가 헤지펀드 이겼다…그동안 이어온 게임스톱 신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된 게임스톱 주가 폭등 사태는 개인 투자자와 헤지펀드 간 다툼을 골자로 한다. 본래 게임스톱의 주가는 주당 20달러 수준이었지만, 헤지펀드들이 공매도를 노리고 게임스톱의 주식을 대량 매수했다.
문제는 당시 일부 헤지펀드들은 게임스톱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을 비아냥거렸단 점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 대화방을 중심으로 뭉친 개인들의 주식 매수를 시작하면서 헤지펀드의 예상과는 다르게 시간이 지나도 주가가 치솟기 시작했다
주가가 오르면 공매도 세력이 갚아야 하는 돈도 그만큼 늘어나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공매도 세력은 주가가 오를 경우 중간 중간 주식을 다시 사들인다. 이 때문에 주가가 더 뛰는 것이 숏 스퀴즈라고 하는데, 지금껏 게임스톱의 주가 폭등은 숏 스퀴즈 때문이라는 믿음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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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주가 폭등, 헤지펀드 때문 아니라 개미들 때문”
SEC 보고서는 헤지펀드가 게임스톱이나 다른 밈 주식 투자에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SEC는 “우리는 민간 펀드 및 등록 펀드가 유동성 문제 등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발견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SEC는 게임스톱 등 밈 주식 주가 폭등 사태를 두고 여전히 해결해야 할 다양한 쟁점 사안이 있다고 꼬집었다. 먼저 로빈후드 등 증권거래 앱의 ‘게임화’ 현상이 투자 과열을 불러일으켰단 지적이다. 주식거래 앱들은 개인투자자들의 주식매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포인트, 리워드, 순위표 등을 활용하고 플랫폼에 편리성을 더하고 있다. SEC는 이에 대해 이런 기능들이 주식 매매 증가로 이어졌는지 숙고해야 한다고 봤다.
이 보고서는 일부 시장 관계자들이 게임스톱에 긍정적인 투자 심리를 불어넣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조작했는지, 헤지펀드가 로빈후드 등 중개 앱에 게임스톱 거래를 제한하도록 압력을 가하려 했는지 여부는 다루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