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비박 찾다가 쪽박” 與비대위, 자성 속 새출발 다짐(종합)

3일 혁신비대위 첫 회의…총선참패 후 50일 만에 아침회의 부활
김희옥 위원장 “혁신 통해 환골탈태해야” 주문
'뜨거운 감자' 유승민 복당논란 해결이 첫 과제
지상욱 대변인 “복당 논란, 가부 떠나 조속히 논의”
  • 등록 2016-06-03 오후 3:48:22

    수정 2016-06-03 오후 4:18:27

임윤선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이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1차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비대위원 수락 이유와 앞으로의 각오를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잘 아는 분이 어제 문자를 보내주셨는데 ‘친박, 비박 찾다가 쪽박 찼다’고 그런 문자를 보냈다.”(이학재 혁신비상대책위원)

“지금의 새누리당을 비유하자면 아주 정말 매력 없는 이성이다. 성격도 나쁘고 어디에도 쓸모가 없는 남자다.”(임윤선 혁신비상대책위원)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4.13 총선 참패로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사퇴한 이후 정확히 50일만에 아침 지도부 회의가 부활한 것. 첫 공식일정을 국립현충원 참배를 마친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을 비롯한 11명의 비대위원들은 뼈를 깎는 각오로 쇄신과 혁신을 다짐했다. 특히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는 마이크를 잡은 모든 비대위원들이 돌아가면서 자성의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희옥 위원장 필두로 너도나도 반성과 쇄신 다짐

총선참패 수습과 당 혁신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떠안은 김 위원장은 무겁게 입을 열었다. 회의장 벽면에 걸려있는 “국민 뜻대로 다 바꾸겠습니다”라는 현수막처럼 철저히 낮은 자세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혁신과 민생, 통합 3가지”라면서 “갈등과 시련을 넘어 혁신을 통해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혁신의 길은 쉽지 않다. 그러나 당 혁신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것이라도 제안하고 실행해야 한다”며 “새누리당이 새롭게 태어나지 못하면 국민을 보듬을 정당이 없다는 각오로 비대위를 운영하겠다”며 고 강조했다.

정진석 원내대표 역시 쓴소리 대열에 합류했다. 정 원내대표는 “새로운 새누리당의 면모 일신은 물론이고 국민들이 기도하고 있는 혁신과 쇄신의 작업을 실효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국민과 함께 사즉생의 각오로 민생을 챙겨나가겠다”며 “혁신의 시작은 민생이라는 각오로 책임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김영우 비대위원도 “새누리당은 이제 지긋지긋한 계파의 수렁에서 빠져나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당 혁신을 위해 당명 말고 뭐든지 다 바꿀 각오와 의지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대 울부짖음보다는 식사·기사에 관심” 외부 비대위원 쓴소리

이날 회의에서는 5명의 외부 비대위원들이 새누리당에 대한 저마다의 의견을 직설적으로 드러냈다.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30대 여성 변호사인 임윤선 비대위원의 발언이었다.

임 비대위원은 새누리당을 정말 매력없고 쓸모 없는 남자에 비유하면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보수당을 자처하는 새누리당은 ‘내가 누구 집의 아들인줄 알아?’라며 과거 영광에만 매달리는 모습”이라면서 “20·30대의 울부짖음에 대해 귀는 제대로 열기보다는 오늘 점심은 뭘 먹고 내 이름으로 나온 기사가 얼마였는지에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는 건 아닌지 궁금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국국제금융학회장을 지낸 오정근 비대위원은 “총선 참패에 대해 국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철저한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면서 “철저한 자성을 토대로 당을 혁신하고 개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비대위 순항 여부 미지수…유승민 복당 여부 최대 뇌관

이날 첫 걸음마를 뗀 비대위의 순항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유승민 무소속 의원의 복당이라는 ‘뜨거운 감자’ 때문이다. 무소속 의원 7명의 복당문제는 비대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이지만 어느쪽으로 결론을 내든 논란이 불가피하다.

특히 유 의원의 복당문제는 친박·비박 계파간 이해가 정면충돌하는 최대 뇌관이다. 만일 7월말을 전후로 예상되는 차기 전당대회 이전에 유 의원의 복당이 허용되면 유 의원의 당권도전이 가능해지면서 전당대회 구도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또 복당방식을 둘러싼 갑론을박도 여전하다. 친박계가 반발하는 유승민 의원과 비박계가 반발하는 윤상현 의원을 제외한 무소속 의원 5명의 우선 복당을 허용하는 이른바 선별복당론과 유승민·윤상현 의원을 포함한 7명 의원의 전원 복당을 주장하는 일괄복당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상욱 대변인은 혁신비대위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복당 문제는 가부를 떠나서 조속한 시일 내에 논의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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