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는 공정위 주최 하에 대형 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오찬 간담회가 열렸다. 롯데백화점(롯데쇼핑(023530))과 신세계(004170), 현대백화점(069960),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총 9개 유통 회사들의 대표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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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만찬장을 나온 CEO들은 상기된 표정이 역력했다. 이철우 대표를 제외하고 마치 입이라도 맞춘 듯 별다른 언급없이 입을 닫았다.
공정위 제안이 다소 갑작스러웠고, 예상보다 수위가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동수 공정위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업계의 반발이 있더라도 2분기 중에는 반드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판매수수료를 공개하겠다"며 초반부터 몰아붙였다.
아울러 `대규모소매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동반성장 협약 평가기준에 납품업체의 해외진출 지원노력을 추가하고 가점을 부여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간담회가 시작되기 전에 만난 이승한 홈플러스그룹 회장은 "정부 차원에서 동반 성장에 대한 얘기를 계속 해온 만큼 그런 것들을 더욱 독려하기 위한 자리 아니겠냐"며 "사전에 정부로부터 구체적인 논의 내용 등에 대해 전해들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높은 수위의 규제안이 발표되면서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 자리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판매 수수료 공개는 이날 회의의 주제인 동반성장 뿐 아니라 최근 공정위가 총대를 메고 나선 물가안정과도 관련된 것으로 꿩과 알을 동시에 먹겠다는 카드로 보인다.
만찬을 함께한 공정위 관계자는 "판매수수료 공개와 대규모 소매업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유통업체별로 제각각인 판매 수수료가 공개될 경우 큰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역기능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공정위의 의지가 전에 없이 강경하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업태나 상품별로 판매수수료를 파악해 연간 단위로 수수료를 공개한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공정위의 집중 조사를 실시하는 등 유통업계를 동반 성장과 물가 안정 등을 가로막는 주요 `타깃`으로 보는 시각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제안에 대해 유통업계가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정부의 강경한 태도로 볼때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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