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59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저조했던 서울시. 현재 서울에 거주하면서 임신을 준비 중인 여성 5명 가운데 1명은 난임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의료원장 송관영) 가임센터 이현주 과장이 참여한 연구팀은 서울시 임신준비 지원 사업에 참여한 20~45세 여성 2,274명을 분석한 결과 이중 443명(19.48%)이 난임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중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임신을 한 번도 하지 못한 일차성 난임이 320명(72.2%)이고 유산 등 적어도 임신이 한 번 이상 있고 난 이후에 임신이 안되고 있는 이차성 난임이 123명(27.8%)이었다.
난임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인공 유산이 꼽혔다. 인공 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없는 여성보다 난임 위험이 4.1배나 높았다. 그리고 나이와 체중도 난임의 중요한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30세 미만의 난임률은 14.2%, 30~34세는 17.4% 였으나, 35~39세는 28.8%, 40세 이상은 37.9%로 급격한 난임률 상승을 보였다. 체질량 지수(BMI) 23kg/㎡이상의 과체중 여성은 그 이하인 여성보다 난임 위험도가 1.6배가 높았다.
이현주 과장은 “유산을 겪은 여성의 경우, 자궁 내막 손상으로 인해 내막이 얇아지거나 골반의 염증성 질환, 감염, 자궁 유착 등이 발생해 난임 위험이 높아진다”라고 말했다. 또한 “만혼과 비만이라는 현상 역시 난임에 큰 영향을 미친다”라며 “나이가 많을수록 기저난포 수가 감소하고 난자의 질도 떨어지며, 과체중으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은 배란 장애와 난자의 질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SCI(과학인용색인)급 국제학술지인 Clinical and Experimental Obstetrics and Gynecology, CEOG 최신호에 게재되었다.